[현장에서]지급결제시장 형평성 논란 부른 토스

김범준 기자I 2019.10.20 16:05:31
토스(Toss)카드 모습.(사진=비바리퍼블리카 제공)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최근 지급결제 시장의 화두는 단연 ‘토스(Toss)’죠. 토스카드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결제시장 생태계 내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긴 한데…”

요즘 카드업계에서는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재도전장을 낸 ‘토스’가 최대 이슈 메이커다. 특히 토스카드는 카드업계에선 ‘뜨거운 감자’다. 올 4월 출시후 약 3개월 만에 누적 발급자 100만명과 누적 결제액 3200억원을 달성하는 등 결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어서다. 토스카드는 은행계좌가 연결된 토스머니와 연동해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실물 카드다.

토스카드가 이미 ‘레드오션’인 신용카드 위주 지급결제 시장에서 여러 ‘페이(Pay)’들과 달리 유독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주 요인으로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꼽힌다.

토스는 토스카드를 출시할 당시 전국 가맹점에서 토스카드로 결제 시 33%의 당첨 확률로 최대 10%까지 현금으로 쓸 수 있는 ‘토스머니’를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를 약 3개월 간 진행하면서 초기 회원을 빠르게 유입시켰다. 이후에는 누적 발급자 100만명 돌파 기념이라면서 8~9월 두 달 간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전국 편의점에서 이용실적과 횟수에 관계 없이 5000원 이상 결제 시 결제금액의 10%를 토스머니로 무조건 캐시백해주는 이벤트를 이어갔다. 이달부터는 전월 이용실적 20만원 이상일 경우 △편의점 △마트 △택시 △커피업종 중 소비자가 선택한 업종에서 결제 시 10%를 캐시백해주고 있다. 특정 일 특정 시간대 특정 가맹점에 대한 한시적 100% 캐시백과 송금지원금 제공을 통한 토스머니 누적 등 ‘게릴라성’ 이벤트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카드업계는 이같은 토스카드의 저돌적인 마케팅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맞불’을 놓자니 가뜩이나 수익성이 좋지 않은 마당에 출혈 경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데다 설령 가세한다고 해도 맞불이 아닌 ‘군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토스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수 있는 이유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적용받는 카드사(여신전문금융사)와 달리 전자금융업자인 토스는 일회성 마케팅에 대한 제재 근거가 없는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업종 분류와 관련 법령이 각기 다른 카드사와 토스가 같은 지급결제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부가서비스 등 마케팅 비용 감축 압박을 받고 있는 카드사로선 ‘형평성’ 논란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복수의 카드업계 관계자는 “토스의 마케팅이 관련 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업계에서 암묵적으로 통하는 룰과 상도의가 있는데 토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며 “금융당국에서도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 보니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토스는 국내 핀테크 업계 첫 ‘유니콘’으로 떠오른 모바일 금융 플랫폼임은 분명하다. 토스가 국내 금융 산업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 넣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를 위한 선순환 구조는 함께 상생으로 만들어 갈 때 이뤄진다. 지급결제시장의 혁신을 이끌 ‘메기’가 될지, 교란시킬 ‘베스’가 될지는 토스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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