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이 회장 복귀, 책임경영 강화..주가는 글쎄"

김세형 기자I 2010.03.24 11:00:16

"오너 전면 등장 좋은 소식..펀더멘털 바꿀 변수 아냐"
"이 회장, 태양광 등 신사업 적극 추진 가능성"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삼성전자(005930) 회장 복귀와 관련,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이고, 이전에도 이 회장이 일정 부분 간여해 왔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복귀가 주가에 커다란 상승 촉매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책임 경영의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회장이 지난 2008년 퇴진 이후에도 회사 경영에서 실질적으로 배제돼 있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뒤에서 경영에 관여하는 것보다 복귀해 공식적으로 일하는 게 더 낫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 역시 "오너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좋은 소식"이라며 "삼성전자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주인이 다시 전면에 나서며 건재를 과시한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역시 "리더십을 보여왔던 이 회장이 국가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의 전면에 다시 선다는 점은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반겼다.

그러나 이 회장의 복귀가 삼성전자 주가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김장열 위원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며 중립적인 변수"라고 선을 긋으면서 "작년 평창 올림픽 유치에 나설때부터 경영 복귀를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있었고, 자식들에게 모두 물려주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었다"며 "경영 복귀가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미 이재용 부사장 체제가 확립돼 있고, 앞으로 더 견고해질 것"이라며 "이건희 회장이 돌아왔다고 해서 따로 주가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미 개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단계를 넘어섰다"면서 "이회장이 복귀했다고 해서 이전에는 (올초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한) 삼성전자가 좋지 않았고,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앞뒤가 맞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회장이 복귀 이후 바이오와 태양광 등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신사업 추진에 매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은 이미 기반이 잘 닦여 있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이 아니더라도 경영진이 잘 이끌고 있다"면서 "반도체와 LCD 등 기존 사업의 변화를 위해서 복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 회장 복귀의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사업보다는 바이오,태양광 등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도체와 LCD 등 기존 사업은 향후 10~20년후에는 중국의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존 사업을 대체할 새로운 사업을 찾는 것이 이회장의 고민이며 관심"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신규 사업은 불확실성이 높아 기존 경영진이 추진하기 어렵고 책임을 지고가야 하는 오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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