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인스타 광고 안보려면 돈내세요”...메타, EU서 구독료 검토

전선형 기자I 2023.10.03 17:31:16

동의없는 맞춤광고 기능 규제 우회 전략
9월 EU 개인정보보호 규제당국에 보고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메타가 EU(유럽연합)에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대한 유료 구독 서비스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유튜브의 프리미엄 서비스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메타가 자사의 맞춤형 광고에 동의하지 않는 유럽 이용자들에게 월 구독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9월 유럽 본사가 있는 아일랜드와 EU 규제당국과의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으며 의견 수렴을 위해 다른 EU 개인정보 보호 규제 기관과도 공유됐다.

메타는 규제기관에 유럽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몇 달 안에 ‘SNA’(광고 없는 구독)라 불리는 이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상품이 출시되면 이용자들은 맞춤형 광고를 보면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계속해서 무료로 접속하거나, 돈을 내고 광고 없이 이용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용료는 데스크톱으로 결제할 경우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 이용 시 매달 약 10유로, 추가 연결 계정은 각각 약 6유로다. 모바일에서 결제할 경우 애플이나 구글이 부과하는 수수료가 고려돼 월 13유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의 이같은 행동은 EU의 광고 규제를 우회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유럽 사법재판소(ECJ)는 독일의 반독점 규제 당국인 연방카르텔청이 페이스북 광고 영업 활동을 위해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못하게 한 결정에 대해 메타가 제기한 소송에서 연방카르텔청의 손을 들어줬다.

EU는 이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맞춤형 광고를 표시하는 기능을 제한해왔다. 이는 메타의 주요 수익원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타의 계획은 맞춤형 광고를 위해 이용자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전 이용자에게 동의를 구하라는 EU 규제기관의 요구를 충족하는 방법의 하나로 특별히 제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일랜드나 EU 규제당국이 메타의 계획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EU 규제를 준수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맞춤형 광고 없는 버전을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메타 대변인은 WSJ에 “맞춤형 광고에 지원되는 무료 서비스를 믿지만, 진화하는 규제 요구를 준수할 수 있는 옵션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