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420억 산업부 LPG배관망 사업에 ‘낙하산’ 의혹

문승관 기자I 2021.10.05 09:41:31

[2021국감]구자근 의원 “정세균 전 국회의장 비서관, 초빙형식으로 단장 임명”
산업부, 국고 420억 지원…지난 8년간 한 차례도 감사받은 적 없어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4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산업통상자원부의 LPG배관망 사업에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낙하산 인사 의혹과 더불어 4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동안 단 한 차례의 감사도 받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LPG배관망공급사업’은 국내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LPG 소형저장탱크와 배관망 지원을 통해 소외지역과 농어촌 주민의 연료비 절감, 에너지 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만든 정부 주도의 사업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정부로부터 국비 지원을 받아 위탁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LPG배관망사업단’ 단장에 정세균 전 국회의장 4급 정책비서관이 임명됐다.

4급 정책비서는 2016년부터 2018년6월까지 정세균 전 국회의장 비서로 일했으며 2019년8월부터 사업단장에 임명돼 재직 중이다.

구자근 의원은 에너지분야 실무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사업단장 임명관련 특별한 채용절차 없이 ‘초빙 요청’으로 임명됐다고 주장했다. 구 의원은 “현재까지도 연간 1억50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차량유지비와 업무추진비 등을 합하면 연 2억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업단장 측은 정부·지자체와 소통 역할을 맡아왔고 취임 1년 전부터 미리 요청을 받고 준비해 면접을 통과했기 때문에 낙하산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 정책비서는 광주대 경영학과와 조선대 세무회계학을 전공했다.

구 의원은 배관망사업단이 지난 8년간 423억3000만원(지난 7월 기준)의 예산을 사용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정부의 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산업부가 고시한 ‘액화석유가스 배관망 공급사업 등에 관한 운영요령’ 제20조, 제22조~제23조에 따라 사업의 평가 및 관리와 사업비 집행실적을 보고하게 되어 있으나 사업단은 단 한 차례도 보고한 바가 없다고 했다.

산업부는 “정부 주도의 사업이나 실질적으로 지자체에서 주도적으로 사업하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가 관장하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구 의원은 “지난 수년간 국가 예산을 수백억씩 지원하는 사업에 채용절차도 없이 사업단장을 임명했다”며 “그동안 수백억 원의 예산지출과 관련해 한 번도 감사가 이뤄지지 않는데다 국민의 생명과 연결할 수 있는 사업의 타당성 조사도 없이 진행한 데 대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