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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4' 기대감 커지는데…삼성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최영지 기자I 2022.06.01 14:35:02

삼성, 올해 하반기 갤럭시 Z폴드·플립4 출시 예정
업계 "폴드블폰 장악한 삼성, 1000만대 돌파 가능"
퀄컴 스냅드래곤 8+ 1세대 탑재…공정은 TSMC 몫
엑시노스 탑재 가능성↓…파운드리 점유율 격차↑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자리 잡은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하며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Z 플립3 후속작의 매출도 역대급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탑재가 예상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삼성전자 제품이 아닌 퀄컴 제품인데다, 이 AP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경쟁사인 대만 TSMC가 맡게 돼 삼성전자가 AP 및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폴더블폰 시장 장악한 삼성전자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시장은 약 1600만대 규모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삼성전자(005930)가 전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약 800만대의 폴더블폰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판매된 폴더블폰의 대부분은 갤럭시Z폴드·플립3 등 삼성전자 제품으로, 올해에는 1000만대 돌파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 세트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0% 감소할 것이라 추산한다”면서도 “정보통신(IT) 대부분이 부진해도 폴더블 산업은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경기 악화로 IT 제품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제품군으로 폴더블폰을 꼽은 것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폴더블폰 시장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성장할 것”이라며 “갤럭시Z 시리즈를 갤럭시S 제품에 버금가는 주력 제품으로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퀄컴의 AP인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 (사진=퀄컴)
◇AP 퀄컴에 맡겨…파운드리는 TSMC

문제는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플립4에는 퀄컴 최신 AP인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가 탑재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삼성 폴더블폰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퀄컴 매출도 같이 늘어나는 구조다. AP는 스마트폰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시스템온칩(Soc)이다. 퀄컴은 최근 AP 신제품인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를 “프리미엄급 플랫폼으로, 모든 온디바이스 경험에서 향상된 전력 및 성능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일관되게 퀄컴 AP 제품을 채용해왔다.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그간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플립3에 탑재됐던 스냅드래곤 888과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된 스냅드래곤8 1세대의 후속작이다. 폴더블폰 호실적에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삼성전자의 자체 AP인 ‘엑시노스’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상황임에도, 엑시노스 탑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삼성전자의 AP 시장 점유율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는 점유율 6.6%로 퀄컴, 미디어텍, 애플에 이어 4위에 그쳤다.

더군다나 스냅드래곤 8+ 1세대의 생산을 맡은 파운드리 기업도 삼성전자가 아닌 대만 TSMC로 확실시되고 있다. TSMC는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3%를 차지한 압도적인 1위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TSMC의 3분의 1 수준인 18%를 차지하고 있다.

퀄컴이 이전 버전인 스냅드래곤8 1세대는 삼성전자 4나노(nm·1나노=10억 분의 1m) 공정에 맡겼으나, 이번 제품 파운드리는 TSMC로 바꾼 건 삼성전자에 악재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성능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퀄컴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한편에선 성능은 파운드리가 아닌 설계 자체의 문제라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앞서 갤럭시 S22시리즈가 출시 후 고사양 게임 앱 작동 시 나오는 발열을 막고자 기기 속도와 화질을 떨어뜨려 스냅드래곤 8 1세대 성능제한 논란에 휩싸였고 이 AP를 생산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불똥이 튀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TSMC 공정에서 AP가 얼마나 잘 나오는지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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