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밤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남모씨(71·남)와 권모씨(65·여)가 신고 14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두 사람은 아파트 옆 냉천이 범람하자 주차해놓은 차를 옮기려 급히 집을 나섰다.
오전 7시쯤, 주차장에 급속도로 물이 차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의 차량이 한 번에 주차장 출구로 몰리고 말았다. 꼼짝없이 갇히고 만 부부는 끝내 차오르는 물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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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함께 봉사활동도 다니며 금술을 자랑했던 부부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장례식장을 찾은 자녀와 친인척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부부의 안사돈은 “열심히 살았는데, 너무 열심히 살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서로 얼마나 소중히 여겼으면 그 험한 곳을 새벽에 같이 갔겠느냐”고 땅을 쳤다.
빈소 안에선 “어머니, 아버지 왜 거기 계세요, 왜 거기 계시냐고요”라는 말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살려내요!”라며 울음 섞인 소리가 함께 들렸다.
한편 침수된 지하 주차장은 길이 150m, 너비 35m, 높이 3.5m 규모로 당시 차량 120여 대가 주차되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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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15분부터 7일 오전 2시 15분까지 해당 지하 주차장에서 30대 남성 전모씨와 50대 여성 김모씨 등 2명이 구조됐다.
이어 남씨와 권씨, 그리고 신원 미상의 50대 남녀 각 1명, 20대와 10대 남성 각 1명 등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