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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고맙고 미안해"..세월호 故 허다윤·조은화 양의 마지막 길

고영운 기자I 2017.09.26 09:01:54


[이데일리 고영운 PD] 25일 오전 9시20분께 서울시청 도서관 앞, 세월호에서 3년만에 유골이 수습된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양의 ‘이별식’이 소박하게 치뤄졌다.

영정 속 환한 미소의 다윤양과 은화양의 모습과 대비되는 어머니 박씨와 이씨의 슬픔에 잠긴 모습은 참석한 시민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다윤양 어머니 박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여러분들 덕분에 세월호를 인양해서 다윤이와 은화를 먼저 보낼 수 있게 됐다”며 “목포신항에서 떨고 있는 남겨진 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유해를) 다 찾을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고, 은화양 어머니 이씨 또한 눈물을 흘리며 “많은 국민이 함께 울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은화와 다윤이를 먼저 보내줄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은화양 아버지 조남성씨 역시 “아직 신항에서 유해를 찾지 못한 다른 가족들이 뼈 한 점이라도 찾아 돌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입을 모으며 시민들의 도움과 관심을 당부했다.

이별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년6개월간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은화·다윤양의 어머니·아버지·친척과 국민 모두가 고통을 겪었다”며 “그래도 다윤이와 은화가 돌아왔고 어머님들이 원하시던 대로 예쁘게 보내드릴 수 있게 됐으니 이제 고통에서 헤어나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0여분간 짧은 이별식을 마친 유족들은 11시20분께 은화·다윤양과 함께 안산 단원고에 도착했다.

학교 정문부터 현관까지의 길에는 단원고 재학생 200여명이 양 옆으로 도열해 3년만에 돌아온 두 선배를 추모 메시지가 적인 종이와 묵념으로 맞았다.

은화·다윤양의 영정은 3층 2학년 교실로 향했고 두 딸의 마지막 등교를 지켜보던 어머니 이씨와 박씨는 딸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11시38분께 유족들이 1층으로 내려오자 단원고 재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별식이 진행됐다.

은화양 어머니 이씨는 “은화는 예쁜 딸이었다. 세월호 속에 있다가 돌아왔다. 너무 사랑하는 아이다. 엄마, 아빠가 표현이 서툴지만 여러분들은 부모 옆에서 항상 표현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흐느꼈고 이어 “여러분들은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바란다”며 “다윤이는 춤을 좋아했고, 은화는 수학을 좋아했다. 각자가 잘 하는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윤양 어머니 박씨는 “다윤이는 엄마를 많이 사랑했다. 내가 다윤이를 사랑한 것보다 다윤이는 엄마를 더 많이 사랑해줬다”며 “엄마, 아빠는 목숨보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다윤이 가는 길에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울먹이며 “다윤아, 다윤아 사랑해. 너가 좋아하는 학교에 왔어. 엄마는 너 보내는게 싫은 데, 다윤아 미안하다”고 외쳤다.

단원고 재학생들은 두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흐느꼈고, 학생대표 1명이 학생들이 쓴 ‘선배님의 죽음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돌아와줘 감사합니다’ 등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별식이 끝난 뒤 유족들은 낮 12시께 수원연화장으로 이동, 오후 3시8분께 화장을 마쳤다.

한편 현재 단원고 체육교사 고창석씨와 이영숙씨의 유해는 확인된 상태이며 단원고 남현철군, 박영인군, 양승진 교사와 일반 승객 권재근씨·혁규군 부자 등 5명은 여전히 미수습자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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