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국인 록밴드 매니저 구금…"마약사업 관여 혐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마약사업에 관여한 혐의로 자국에서 록밴드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인을 구금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이후 2개월여 만이다.

러시아에서 8일(현지시간) 마약사업 관여 혐의로 체포된 마이클 트래비스 리크. (사진=로비 노치 페이스북)

1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카모브니키 지방법원은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성명을 내고 “미국 국적의 마이클 트래비스 리크를 최근 구금했다”며 “전직 공수부대원이자 음악가인 그는 젊은이들을 끌어들여 마약사업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어 예방적 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크가 전날 법원에 출두했으며, 8월 6일까지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언론에는 리크가 지난 8일 자택에서 체포되는 영상과 러시아 경찰서에서 찍은 머그샷이 공개됐다. CNN은 트래비스가 ‘로비 노치’라는 현지 록밴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으며, 지인들을 인용해 그가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며 러시아 당국의 검열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 시민이 러시아에서 구금됐다는 소식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빨리 영사 접견이 이뤄지고 모든 적절한 영사 지원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최근 러시아에선 미국인이 구금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3월 말엔 WSJ의 러시아 특파원인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다. 미 해병대 출신 기업 보안 책임자인 폴 휠런도 2018년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 구금된 상태다.

작년 2월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의료용 대마오일을 소지한채 러시아에 입국하려다 마약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복역 중이던 러시아 무기상과 맞교환 형식으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