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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브리핑]부족한 모멘텀, 정체된 환율

김정현 기자I 2017.11.14 08:54:15

13일 역외 NDF 1119.5/1120.0원…0.80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14일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한 가운데 1120원을 경계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을 한 방향으로 확실히 견인할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일단 대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조금 상승했다 싶으면 고점 매도(네고물량) 수요가, 반대로 하락하면 저점 매수(결제수요) 수요가 부닥치고 있다. 사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한 방향에 베팅하기에는 상황이 지지부진하다.

일단 미국 상황이 그렇다. 트럼프노믹스의 핵심인 세제개편안이 통과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 상원과 하원 모두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20%까지 낮추자는 데는 공화당 내에서 이견이 크지 않다.

그러나 시기가 문제다. 하원은 내년부터, 상원은 내후년부터 낮추자고 한다. 현재 세제개편안은 하원 상임위까지 통과한 상태인데, 앞으로 △본회의 표결 △상원 재무위원회 심의 △전체회의 △단일안 만든 뒤 다시 상·하원 통과 등의 관문이 줄줄이 남아 있다. 섣부른 예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안갯속 세제개편안을 염두에 두고 각국 주식과 통화를 대거 매수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상황도 모멘텀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경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건 자명하나 이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 앞으로 우리 경제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전날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이런 고민이 감지됐다. 미국의 세제개편안 불확실성으로 인해 위험선호 심리가 약화돼, 외국인이 642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같은 시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두 배에 가까운 115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자금을 뺀 상황에서 관망하되, 이른 시일 내에 다시 투자할 요량으로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거래량이 많지 않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5일(현지시간)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언급한 상황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관망 심리가 우세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9.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5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0.60원)와 비교해 0.80원 하락한(원화가치 상승)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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