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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밀유출 배후는 러시아?…크렘린궁 "다 러시아 탓, 이정도면 병"

김겨레 기자I 2023.04.11 09:14:07

러 "美첩보활동 놀랍지 않아…젤렌스키도 감시 가능성"
中 대만포위 군사훈련엔 "도발 대응한 주권 행사" 옹호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밀문건의 유출 배후가 러시아일 수 있다는 의혹에 대해 러시아가 강력 반발했다.
디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사진=AFP)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 등 여러 국가의 민감한 정보가 담긴 기밀문서 유출 배후가 러시아라는 주장에 대해 “미국은 모든 것을 러시아 탓으로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정도면 질병”이라고 비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미국의 감시 대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다른 국가를 대상으로 첩보활동을 벌이는 것은 새로운 일도 아니다”라며 “과거 미국이 유럽 등 다른 나라 정상을 염탐해온 사실이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감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로 유출된 기밀문건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를 주로 다루고 있는 만큼 미 정부는 러시아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부 문건은 내용이 임의로 수정된 것이 확인됐는데, 러시아군 사망자 수가 줄어든 대신 우크라이나군 전사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명시했다는 점이 주요 근거로 꼽힌다.

미 정부는 단순히 조직에 불만을 품은 내부인부터 미국의 안보를 해치려는 적극적인 의도를 가진 위협 세력까지 4∼5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난 것에 반발해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벌인 것과 관련해선 중국 편들기에 나섰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중국을 대상으로 한 (대만의) 여러 차례 도발적 행위를 목격했다. 중국은 국제법을 준수한 군사 작전을 포함해 이들 도발에 대응할 주권이 있다”며 “국제법에 부합하는 중국의 행동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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