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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시대' 내다본 LG전자…'410조' 전기차 충전시장 뛰어든다

이준기 기자I 2022.06.26 16:10:14

GS에너지와 손잡고…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 공동인수
지분 60% 확보 후 자회사 편입…GS 계열사들, 나머지 지분 취득
미래차 시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한 뿌리' 둔 GS와 윈윈 전략

[이데일리 이준기 박민 기자]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본격 육성에 나섰다. 이를 위해 유망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인 애플망고 지분을 인수,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ZKW(램프)·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전장 사업과 맞물려 미래 전기차 시대에 최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LG전자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2에서 선보인 전기차 충전기 모습. 사진=LG전자
충전 솔루션, 미래 먹거리 지정

2019년 설립된 애플망고는 완속 충전기부터 급속 충전기까지 가정·상업용 공간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전기차 충전기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충전기 디자인과 설치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는 슬림형 급속 충전기 설계에 필요한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연내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정, 쇼핑몰, 호텔,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본격 육성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그간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해온 충전 관제 기술에 더해 충전기 개발 역량까지 확보한 만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공급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게 LG전자의 전략이다. 한 관계자는 “그간 LG전자는 B2C(기업소비자간거래)·B2B(기업간거래) 사업을 통해 가정부터 비즈니스 공간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고객 및 공간에 대한 이해를 축적해왔다”며 “글로벌 시장서 인정받고 있는 제조, 품질관리 및 사후관리(A/S), 공급망 역량 역시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의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상업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은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 솔루션 비컨(BECON) 등 에너지 사업에서 확보한 전력관리·방열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충전 솔루션을 공급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기존 전장사업에 더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까지 진출한 만큼 향후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그룹 내 배터리 사업과의 높은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이 내년 550억달러(약 70조원)에서 2030년 3250억달러(약 4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에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선행 개발을 시작했고 이후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에서 본격적으로 사업화 준비와 함께 관련 역량을 축적해 왔다. LG전자 백기문 전무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B2B 사업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 뿌리 둔 GS와 ‘윈윈 협업’ 눈길

이번 애플망고 인수를 2005년 계열 분리된 GS 계열사들과 협력해 진행, ‘윈윈’ 전략을 노렸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LG전자는 지분 60%를 확보하고, GS에너지와 GS네오텍은 각각 34%와 6%의 지분을 취득한다. 일단 LG전자로선 다수의 충전소 운영 노하우를 넘어 충전기 사용 고객과의 접점을 대거 확보한 GS 계열사의 ‘힘’을 빌릴 수 있다. 즉,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안정적인 공급처 및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까지도 단숨에 확보하게 됐다는 의미다. GS와 LG의 사업협력은 2020년 GS칼텍스가 서울시 서초구에 오픈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에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통합관리 솔루션을 구축하며 시작됐다. 이후 양사는 배터리 진단 등 에너지·모빌리티 사업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왔다.

GS 계열사들도 얻는 게 적지 않다. GS에너지는 충전기 제조부터 충전소 운영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 전기차 충전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전기차 충전소 운영회사인 ‘지커넥트’를 출범시킨 데 이은 것인 만큼 충전기 개발·제조 분야까지 진출함으로써 고품질의 충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향후 35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상용화하는 한편, 거주지 충전불편 해소를 위한 스마트 충전을 개발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간다는 게 GS에너지 측의 설명이다.

김성원 GS에너지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은 “GS와 LG는 분사 후 각자의 영역에서 성장·발전해온 한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들”이라며 “에너지 및 전자제품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양사가 다시 만나 미래 신사업을 개척해 나간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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