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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원전 사고 1년, 두산重 원자력공장 경쟁력 봤더니..

김현아 기자I 2012.04.23 11:34:10

일본 사태에도 미국·중국 등 주요 수출국 원전정책 유지
미국 보그틀 원전, VC Summer 프로젝트 원자로, 상반기중 선적
다음주 중국수출용 증기발생기 4대 선적

[경남 창원=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글로벌 원자력 발전투자가 다소 주춤해진 가운데 국내 유일의 원자력 발전설비 제조업체인 두산중공업(034020)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주요 수출 국가가 중국과 미국, UAE인데다 우리나라의 신울진과 신고리 프로젝트도 별다른 영향없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 우리나라는 원전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지난 20일 오전 찾은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원자력공장에선 미국 보그틀(Vogtle) 원전과 미국 브이씨 써머(VC Summer) 원전에 들어갈 원자로 제작이 한창이었다. 아울러 UAE 원전에 들어갈 한국식 원자로 1,2 호기와 중국에 수출할 증기발생기 4대도 제조되고 있었다. 거대한 터널 같은 원자로 용기 안에서는 기술자들이 용기를 가열해 원자로를 용접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원자력공장에서 원전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를 제작하고 있다.


                                 이영동 원자력공장 공장장(부장)은 "6월 중 중국 산먼 원전에 증기발생기 4대를 선적하고, 미국 보그틀 원전과 VC Summer 프로젝트에 들어갈 원자로를 7~8월 중 배에 실을 예정"이라면서 "한국형(APR 1400)으로 만들어지는 UAE 원전 원자로는 1,2호기를 제작중이며, 신울진 원전 1,2호기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로를 만드는데 최소 3년 이상 걸리는 만큼, 지난해 일본 원전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타격은 당장 없는 상황. 2013~2020년까지 공급해야 할 해외 프로젝트만 6개에 달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기학 상무(원자력생산담당)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중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에 불과하지만 부가가치는 화력발전보다 크다"면서 "일본 사고로 당장 눈에 보이는 매출 감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중공업 원자력 발전설비의 가장 큰 강점은 일괄생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소재에서 최종 조립까지 모든 공정을 한 공장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점과 최근 10년간 가장 좋은 수주 실적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는 원자력 공장과 주조·단조공장, 터빈공장이 모여 있다. 주조·단조공장에서는 원전 설비 외벽에 쓰이는 특수강 작업이, 터빈공장에선 저압터빈로터 제작 작업이 진행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세계각국 원자력 정책 예의주시   그럼에도 두산중공업은 세계 각국의 원자력 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중국의 경우 원자력 발전은 포기할 수 없다고 재확인했지만, 기술 자립이 목표인 탓에 발주 프로젝트들이 까다롭다. 전체 에너지의 30%를 원전에 의존하는 한국 역시 대선이후 변화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긴 어렵다.

이기학 상무는 "비용 대비 효율성에서 봤을때 원전은 미래의 주력 에너지임에 분명하다"면서 "원자력발전은 기업 혼자서 할 수 있을 일이 아니며, 국가차원의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계 원전 수주에서 4~5위권인 두산중공업은 프랑스의 아레바, 미국의 GE를 제치고 원전 설비 1위가 되는 게 목표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원전사태로 원자력 발전 투자가 지연되고 있지만, 두산중공업은 더욱 안정된 설계를 통해 원자력발전 투자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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