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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제강의 독주 배경에는 북미지역 에너지용 강관 수요 호조세가 꼽힌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타면서 북미 지역의 석유와 가스전 시추 활동이 늘고 있어서다. 세아제강은 배관·유정·구조용에 사용되는 강관 생산 업체로 올 상반기 기준 제품 매출 가운데 수출이 57%를 차지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강관 수출은 107만t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 늘었다. 이 중 56%가 미국 수출 물량이 차지했다. 석유와 가스전 채굴, 생산에 쓰이는 고강도 강관인 유정용 강관의 경우 대부분 미국에 수출된다. 철강업계에서는 올해 북미 지역의 유정용 강관 수요가 지난 2019년과 유사한 550만t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품 가격도 강세다. 세아제강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강관 가격은 t당 176만9000원이다. 지난해 가격과 비교하면 27% 올랐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강관 평균 수출가격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했는데, 이는 미국의 에너지용강관, 특히 유정관 수요 호조로 미국향 수출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법안이 강관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미국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관련 인프라에 향후 3693억달러(약 482조원)를 투입할 방침이다. 법안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세금감면과 함께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생산과 운송을 위한 인프라 규제 완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파이프라인, 가스 액화와 저장 설비, 해상운송을 위한 터미널 건설이 확대되며 에너지용 강관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세아제강은 미국 휴스턴 현지생산법인(SSUSA)에서 25만t의 유정용 강관제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강관 수요 증가에 따른 호실적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연구원은 “천연가스 가격은 유럽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올 겨울에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유럽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해 다른 국가에서 액화석유가스(LNG)를 포함한 에너지 도입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강관 업체들의 송유관과 LNG 터미널용 강관 수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