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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깨서 성공한 그들

오현주 기자I 2012.09.27 11:22:35

파격 무대 선보인 싸이·가가
마트=대도시 공식 깬 월마트
서항로 진출한 마르코 폴로
금기 도전해 세상 변화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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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와 싸이처럼 금기를 깨라
유석환|312쪽|21세기북스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터부(taboo). 금기다. 감염의 위험을 띠고 있다고 판단되는 어떤 행위를 못하게 하는 것이다. 사상이든 사물이든 인간이든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 접근은 차단되고 건드리지 않는 것이 이롭다고 세뇌한다. 신성불가침만큼 강력한 구실도 없다. 강제가 클수록 의미가 커진다. 그런데 이제 그 터부를 깨고 부수라는 거다. 어떻게? 팝가수 레이디 가가와 ‘국제스타’ 싸이처럼 말이다. 왜? 인류역사는 터부와 투쟁해온 역사였니까. 한마디로 레이디 가가와 싸이처럼 치고 나가지 않으면 이젠 역사를 뒤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레이디 가가와 싸이의 콘셉트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반란군과 비모범생이다. 과감한 복장과 퍼포먼스를 무기 삼아 스스로 시대의 아이콘이 돼 덤벼든 형태다. 이들이 대단한 건 인간 DNA의 기본 속성을 거스른 데 있다. 살아남고자 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도전보단 안주를, 혁신보단 전통을 따르게 돼 있다는 거다. 그런데 이들은 그 법칙을 거슬렀다. 결국 터부를 깨 성공을 틀어쥔 셈이다.

책이 세운 굵직한 기둥은 이 지점에 있다. 통념을 부순 자리에서 성공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곤 ‘터부 매니지먼트’라 이름 붙였다. 실제로 저자 자신이 국제경영에서 체득한 실무 경험을 토대로 삼았다. 정면돌파한 비즈니스의 성공사례가 분석의 바탕이 됐다. 역사적 현장에서 터부가 생겨나고 깨지는 과정까지 아울렀다.

터부의 붕괴는 사회경제적 충격이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가 적잖다. 막대한 이익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믿고 있던 동쪽 항로를 역행해 서쪽으로 진출한 마르코 폴로, 자본주의에 대한 금기를 깨고 56개 민족으로 M&A 국가를 이룬 중국 덩샤오핑이 적절한 예로 뽑혔다. 좀더 현대로 와선 입사 후 자신의 일은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미국 고어 사, 자신의 연봉을 스스로 알아서 정하는 브라질 셈코가 이룬 성공 경영도 있다. 평범한 아메리칸 스타일을 뒤엎고 유별난 이탈리안 스타일을 도입한 스타벅스, 마트가 반드시 대도시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버린 월마트도 포함됐다.

‘성공한 개구리 몰락 증후군’이란 것이 있다. 뜨거운 물속에 빠진 개구리는 바로 튀어나온다. 그러나 따뜻한 물에서 서서히 온도를 높여나가면 개구리는 결코 빠져나오지 못한다. 타성에 젖는 순간 서서히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법칙이다. 워크맨의 기적을 만들었던 소니, 콘택트업체를 이끌었던 바슈롬, 왜건 차량의 선두주자인 GM과 포드가 최정상에서 밀려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뜻한 물에 담긴 ‘변할 수 없는 않는 전략’ 때문이란 거다.

상식·고정관념·관성 모두를 뒤집으라 했다. 그렇다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한 번 깨졌다면 터부는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 결국 누가 깨느냐가 관건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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