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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시대)<4부>(19)호주 퇴직연금 어떻게 운영되나

조용만 기자I 2005.12.02 11:33:26

상품 다양..가입자 입맛대로 선택
연금상품 대부분 물가상승률 웃돌아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호주 퇴직연금은 고용주들이 납부하는 갹출금을 1차 재원으로 하고 있다. 고용주외에 근로자들이 별도로 추가 납부금을 내기도 한다. 종류도 많고 수도 많은 퇴직연금은 과연 어떻게 운용·관리되고 있을까?

퇴직연금의 운용은 전문기관에 의해 이뤄지며 기업과 계약을 맺은 수탁·운용회사들은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자율적으로 자금을 운용한다. 일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펀드상품도 있다. 문제는 수익률, 이는 퇴직연금에 적립된 근로자의 급여가 퇴직후 노후생활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느냐와 직결된 문제다.

◇ 다양한 퇴직연금..선택은 근로자의 몫

납부주체별로 퇴직연금은 기업펀드(corporate fund)와 산업펀드(industry fund) 공공부문펀드(public sector fund), 공공판매 또는 소매펀드(public offer or retail fund) 예외펀드(excluded fund) 등으로 이뤄진다.

기업펀드나 산업펀드는 특정 기업체나 산업의 기업주들이 퇴직연금을 운영하기 위해 만든 펀드다. 공공부문펀드는 주정부나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가입대상이다. 호주의 퇴직연금이 대부분 확정기여(DC)형으로 구성된 반면 공공부문 펀드는 확정급부(DB)형이 주종을 차지하고 있다. 예외펀드는 5명미만의 가입자로 구성되는 펀드로 소규모 가족회사 등이 주로 가입한다.

근로자들은 퇴직연금을 은행이나 주택자금 대출전문 기관, 소비자 신용조합 등이 제공하는 퇴직저축계좌(RSA)에 넣을 수도 있다. DIY 펀드라고 불리는 자기관리 퇴직연금펀드(Self Managed Superannuation Fund)는 직접적인 자산운용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대기업의 경우 전문 수탁기관과 계약을 맺고 퇴직연금을 관리한다. 알리안츠의 경우 에이온이라는 컨설팅 회사와 계약을 맺고 펀드관리와 자산운용을 일임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는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을 택할 수 있는 슈퍼초이스 제도가 도입돼 근로자들이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춰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에이온은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상품을 선택하지 못할 경우 자동투자옵션(AIO)을 제공하기도 한다. 자동투자옵션은 근로자들의 연령에 따라 50세 미만은 수익을 중시하는 성장형을 택했다가, 50세 이후는 원리금보장에 초점을 맞춘 안정형으로 자동전환되는 상품이다.

공공판매 또는 소매펀드는 은행이나 보험사, 기타 금융기관들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공용 펀드로 전문 수탁기관에 의해 운영된다. 맥쿼리 은행의 경우 투자대상과 수수료 등에 따라 슈퍼옵션, 슈퍼애뉴에이션, 슈퍼매니저와 팬션매니저, 슈퍼 어큐뮬레이터 등 4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수수료 주목해야

알리안츠 퇴직연금을 관리·운용하고 있는 컨설팅 업체 에이온은 근로자들의 투자성향과 예상 수익에 따라 캐쉬형(Cash)과 안정형(Stable), 성장형(Growth), 고성장형(High Growth) 등 4가지 유형의 퇴직연금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성장형은 안전자산인 현금과 채권의 비중이 높고, 위험자산인 주식과 부동산 비중은 낮은 것으로 수익률은 다소 낮더라도 퇴직후 연금 원리금 확보에 보 다 중점을 둔 상품이다.

고성장형은 고위험-고수익(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원칙에 따라 위험자산을 보다 많이 편입,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상품이다.

포트폴리오가 다양할수록 투자관리 수수료는 높아진다. 일부 수탁기관들의  경우 계약자들에게 적절한 설명없이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해 불만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퇴직연금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퇴직후 지급방식도 일시불, 균등연금, 기간제 연금 등으로 다양하다.

퇴직 근로자들이 연금을 어떤 형식으로 지급받느냐에 따라 세제혜택이 달라지며 이를 고객에게 설명하기란 상당히 복잡하다.

맥쿼리는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파이낸셜 어드바이저가 이처럼 복잡한 상품구조를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수첩형태의 `리틀 블랙북`을 만들어 영업활동을 돕고 있다.

블랙북에는 납부기간과 갹출금에 따른 퇴직연금 규모, 퇴직연금 지급방식에 따른 세제혜택 등의 복잡한 사항이 표로 만들어져 있다.

◇ 문제는 수익률..장기 수익률은 안정적으로 유지

근로자들이 퇴직후 받게 되는 돈은 펀드의 수익률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매년 3%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펀드에 25년간 1만달러를 납입했을 경우 퇴직자들은 2만1000달러를 받게 된다. 같은 금액을 5%짜리 수익률 펀드에 넣으면 3만4000달러를 받게 된다.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상품으로 30년짜리 퇴직연금 펀드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4.5%에 달한다.

지난 2분기 호주 퇴직연금 펀드의 투자수익률은 3.0%였다. 공공부문 펀드의 수익률이 3.4%, 산업펀드 수익률은 3.0%, 소매펀드 2.8%, 기업펀드 2.7% 등이었다.

호주 퇴직연금 펀드협회(ASFA)의 미카엘라 앤더슨 정책·연구 담당 이사(사진)는 "펀드별, 기간별로 수익률의 차이가 있지만 퇴직연금펀드가 수십년간 지속되는 장기 상품이라는 점에서 수익률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카엘라 이사는 "투자규제는 없지만 퇴직연금 펀드들이 자체적으로 전략을 짜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조화롭게 운영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자산운용기관인 인텍(Intech)은 과거 20년간 조사한 200개 퇴직연금 펀드의 평균 수익률(세금 및 수수료 제외)은 연간 8.9%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6.5%를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수익률은 2.4%인 셈이다. 1987년 증시붕괴와 90년대 초반의 리세션, 기술주 거품붕괴 등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장기적 수익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상황이 좋지 못했던 2000년 9월부터 2003년 3월까지 2년반동안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로 원리금을 까먹었지만 이후부터 2005년 9월까지 2년반동안은 15.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과거의 부진을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인텍은 "이같은 결과는 장기적인 수익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인텍은 평가했다.

고위험 투자를 기피하는 안정형 펀드의 경우 시장 침체기에 빛을 발하지만 시장이 되살아날 경우 성장형에 비해 훨씬 낮은 수익률을 갖게 된다는 사실도 이번 조사결과 극명하게 드러났다. 레스트 코어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년반동안 최상의 실적을 올렸지만 이후 증시 상승기에는 65개 펀드중 58위를 기록, 저조한 실적에 머물렀다.


* 협찬 : 대한투자증권, 마이애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신한금융지주,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CJ투자증권
* 후원 : 금융감독원, 한국증권업협회, 생명보험협회, 자산운용협회, 현대경제연구원
* 도움주신 분들 : 고광수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 권문일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류건식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 재무연구팀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신기철 삼성화재 상무, 오영수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장, 이순재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가다나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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