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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 부담 상대적으로 컸다

김형욱 기자I 2019.01.06 17:25:04

전체 물가 1.5% 오르는 동안 3.8% '껑충'
생강·고춧가루·말린오징어 등 상승폭 커
올초엔 닭고기 가격 급등…전문점 '비상'

충남 서산시 인지면 차2리 동네 주민들이 지난해 11월11일 궂은 날씨 속에 밭에 나와 생강을 수확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 한해 물가가 안정적이었다는 평가 속에 생강이나 고춧가루 등 농축수산물의 물가 부담은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선 닭고기 가격이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뛰면서 치킨전문점 부담을 키우고 있다.

통계청이 6일까지 집계한 소비자물가지수를 품목별로 분석해보면 지난 한해 전체 물가는 1.5% 오르며 전년 상승률(1.9%)을 밑돌았다. 그러나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3.7%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의 두 배 이상 높았다.

농축수산물 73개 품목 중 24개 품목이 10% 이상 올랐다. 생강(12월31일 국산 상품 20㎏ 기준 20만5000원) 연평균 가격은 전년보다 66.0% 오르며 2001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6~2017년 2년 연속으로 20%대 하락했으나 1년 새 하락분을 만회하고도 더 오른 것이다.

고춧가루(33.0%)와 마른오징어(30.2%), 낙지(30.2%), 쌀(27.1%), 고구마(24.9%), 감자(21.4%), 오징어(20.9%)도 20% 이상 뛰었다. 달걀(-28.1%)이나 양파(-19.4%), 귤(-16.4%), 갈치(-10.7%), 밤(-10.4%)처럼 크게 내린 품목도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적었다.

외식 물가도 1년 전보다 3.0% 오르며 전체 평균 물가보다 두 배 더 올랐다. 도시락(6.6%)과 갈비탕(6.0%), 김밥(5.7%), 떡볶이(5.4%), 짬뽕(5.2%) 등의 인상 폭이 컸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무상화 정책을 펼쳤던 학교급식비(-4.1%)가 유일하게 내렸다.

가공식품 물가는 전체 평균에도 못 미치는 1.3% 오르는 데 그쳤다. 오징어채(18.5%), 어묵(8.5%), 빵(6.4%), 삼각김밥(4.4%) 등 품목이 오르기는 했으나 이유식(-7.2%), 분유(-4.3%), 건강기능식품(-4.0%) 등이 내리며 인상 폭이 제한됐다.

서울 중구 명동의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제공


올 들어선 닭고기 가격 상승 폭이 크다. 한국육계협회 기준 시세에 따르면 치킨전문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9∼10호 닭고기 1㎏은 이달 3일 현재 4231원으로 한 달 전(12월4일) 3308원보다 27.9% 올랐다. 1년 전 2231원과 비교하면 89.6% 두 배 남짓 올랐다. 닭고기 가격은 연말 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달 6일 3500원, 17일 4000원을 넘겼으나 연초가 되서도 상승이 이어지는 건 이례적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전문점도 비상이다.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A사가 점주에게 제공한 신선육 가격은 지난달 초 5200원에서 연말 5250원으로 오르더니 새해 들어서는 5850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치킨 프랜차이즈 B사 역시 신선육 납품 가격이 5800원으로 6000원에 육박했다.

닭고기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본부는 지난해 말 올 1월 육계 산지가격이 1㎏당 1500~1700원으로 지난해 1071원보다 1.5배 가량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2~3월 전망치도 1400~1600원선이다.

국내 육계 농가의 병아리 생산이 평년보다 4.4% 적은 7729만마리로 줄어드는 등 생산성이 떨어졌다는 게 농업관측본부의 분석이다. 매년 겨울철 닭·오리 농장을 괴롭히는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땐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물가 관계차관회의 등을 통해 가격 강세 품목을 대상으로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한 BBQ 매장 앞에 세워진 광고판.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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