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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지 ‘오일쇼크’ 이미 현실 속으로[참 고소한 이야기]

류성 기자I 2023.11.01 09:03:00

박정용 참기름 전문가. 쿠엔즈버킷 대표
식품계 반도체 ‘지방’의 재해석

박정용 참기름 전문가. 쿠엔즈버킷 대표
[박정용 참기름 전문가. 쿠엔즈버킷 대표] ‘오일쇼크’ 또는 ‘유류파동’은 역사적으로 두 번 있었다. 중동 전쟁과 감산의 영향이다. 그간 ‘오일쇼크’를 떠올리며 식용유를 연상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해 4월이 되자 글로벌 식용유 가격은 일제히 흔들렸다. 16ℓ 식용유 가격이 18달러에서 45달러로 치솟았고, 튀김 닭 날개는 1파운드당 8달러에서 15달러로 판매가를 올렸다. 우리나라도 마켓에서 1인당 1병으로 구매를 제한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글로벌 해바라기유의 75%를 공급해 왔다. 여기에 인도네시아가 팜유 공급 중단을 선언한다. 팜유는 대체품으로 사용될 수 있는데다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팜유 공급량의 58%를 차지한다.

큰 요인 두 개가 겹친데다 2021년 남미의 가뭄이 심해서 콩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식용유 부족에 대한 패닉은 전세계를 휩쓸었다. 불확실성은 원료가격을 두 배 이상 상승시켰고 기름에 튀겨지는 음식 가격이 3배 더 오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기름 가격의 상승은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 훨씬 더 영향이 컸다. 단순히 음식을 요리하는 사람들에게 식용유는 부엌의 중요한 존재이며 주요 칼로리 공급원이었다. 캐나다 소규모 체인 Esposito‘s 의 사장은 CBC 뉴스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불평한다. 너무 비싸지만 집에서는 오일이 꼭 필요 하다. 오일이 없다면 휘발유가 없는 자동차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고 시장반응을 표현했다.

가장 값 싸게 쓰던 식용유지는 거의 모든 식품 전반의 가공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식품가격을 얼마나 인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는 반응이다. 이 시기 많은 해외기사를 보면 “아직은 오일 인상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부 전가할 수 없었다. 손해를 좀 보더라도 일정 수준에서 인상폭을 조절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확실한 것은 이런 식용유지 ‘오일쇼크’가 곧 다시 올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은 점점 공급이 빡빡해져 간다. 첫번째 이유는 기후위기 때문이다. 전에는 곡물파동이 5~7년에 한 번씩 찾아왔었는데 이제는 10년 내내 겪고 있는 현상이 됐다.

가뭄, 서리, 병충해의 충격으로 더 자주 출몰한다. 캐나다도 기온상승으로 인해 유채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대두 수출국이던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세계 3위 대두 수입국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두번째 이유는 바이오 오일로의 사용 문제다. 석유화학을 대체한다는 명분으로 식량에 쓰여야 할 상당량이 정부가 주도하는 보조금에 힘입어 바이오 오일로 태워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선택만 바뀌면 다시 식량으로 대체 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그나마 완충역할도 가지고 있다.

세번째 이유는 중국의 급격히 늘어나는 소비량 이다.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1년 전 9161만t에서 9720만t으로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올리브유의 변화도 심상찮다. 최근 몇 달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올리브유 가격이 두 배 넘게 사상 최고로 올랐다. 미국 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8월 평균가격에 비해 9월 가격은 130%나 올랐다. 여기에다 터키는 올리브유 대량 수출을 11월까지 금지 하기로 했다. 스페인에서는 올리브유가 대량 도난당하는 사건도 여럿 생겨났다. 역대 최고가격인 올리브유는 이제 ‘액체 금’이라 불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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