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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원내 중진인 권영세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도로 친윤당’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기 통일부장관을 맡은 원조 친윤계 인사인 데다 검사 출신이라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 의원은 친윤계로 평가받기는 모호하지만, 윤 정부 출범에 적극적으로 일조한 중진의원이라는 평가다. 하마평에 올랐던 김기현 전 대표와 원희룡 전 장관 등도 친윤계 인사로 꼽힌다. 이들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계엄 사태 이후 친윤계 비대위 구성에 따른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 내에서는 다시 권 권한대행의 원톱체제가 언급되는 것으로 보인다. 권 권한대행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원장 겸직과 관련한 질문에 “많은 의원이 원톱이 좋지 않겠냐는 말씀을 개인적으로도, 그룹으로도 전달했다”며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가 지명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의원 총의로 뽑은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선·3선·4선 모임에서는 권 권한대행의 원톱체제가 될 경우 업무 과중과 대외 메시지를 한 곳으로 한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 윤희숙 전 의원 등 원외 인사가 거론되기도 했다. 비대위가 당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는 개혁적인 성향의 원외 인사가 키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1일 CBS 라디오 ‘이철희의 주말 뉴스쇼’에서 “국민의힘을 정말 바꾸고 싶고, 당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권 권한대행은 최근 윤 전 의원을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해서 논의하기도 했다. 윤 전 의원도 여성 경제전문가라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이들도 원외인사라는 한계를 벗어나긴 힘들다. 이준석·한동훈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원내 의원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 내에서는 이를 두고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이 될 가능성은 0%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윤 전 의원을 두고서도 “윤 전 의원에게도 향후 당 미래를 물어본 것이지 공식적으로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 권한대행은 주말 동안 여러 인사를 만나며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런 당의 위기 상황과 분열을 수습할 수 있는 분이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할 것이다. 당의 미래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분이면 더 좋을 것”이라며 여러 후보를 놓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