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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서 명분·실리 챙긴 文대통령, UAE서도 광폭 소통행보(종합)

김성곤 기자I 2018.03.25 14:49:01

文대통령 베트남 국빈방문 2박 3일…베트남전 과거사 문제 매듭
경제협력 및 인적교류 확대…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심화 논의
24일 중동국가 중 UAE 방문…그랜드 모스크 방문해 이슬람문화 체험
25일 한·UAE 정상회담, 26일 바라카 원전 방문, 27일 아크 부대 격려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4일 오후(현지시간)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해 둘러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노이·아부다비=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 국빈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광폭 소통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UAE 방문은 취임 이후 첫 중동국가 방문이다. 지난 22∼24일 베트남 국빈방문 기간 특유의 소통행보로 눈길을 사로잡은데 이어 중동시장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 마련의 핵심 거점인 UAE에서도 특유의 소통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UAE를 ‘형제의 나라’로 표현하고 친근감을 과시하면서 지난 연말 한때 불거졌던 양국간 불협화음을 잠재웠다.

◇박항서·호치민·쌀국수 3대 키워드로 문재인식 소통외교 화제

문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기간 동안 양국간 과거사 문제를 어느 정도 매듭짓고 경제협력 및 인적교류 확대를 핵심으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격상을 논의했다. 특히 대중과의 접점을 대폭 늘리는 특유의 낮은 행보를 베트남에서도 선보이면서 명분과 실리를 두루 챙겼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사실 한편의 드라마였다. 베트남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축구 영웅 박항서 감독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베트남 국민이 국부로 추앙하는 호치민 주석에 대한 애정어린 회고를 거쳐 베트남을 대표하는 쌀국수 체험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방문 마지막 날인 24일 김정숙 여사와 하노이 시내 유명 쌀국수집을 방문한 것은 베트남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중국 국빈방문 당시 베이징 조어대 인근 서민식당을 깜짝 방문한 것과 유사했다.

이른바 문재인식 소통행보 외교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문 대통령과 꽝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심화를 핵심으로 하는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한·베트남 정상은 특히 △2020년까지 교역액 1000억불 목표 달성 방안 △인프라 협력 증진 및 4차산업혁명 대비 △다문화가정 지원 및 보호 강화 △지뢰 제거, 병원·학교 건립 등 베트남 중부지역 협력 확대 등의 성과물을 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과 한국은 서로에게 핵심적인 협력파트너”라면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에 있어서도 베트남이 가장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의 기적’ 한국·‘사막의 기적’ UAE, 특별 동반자 관계”

UAE는 중동 국가 중 우리와 거래규모가 가장 큰 제1의 교역국이다. 문 대통령이 UAE 국영통신사인 WAM과의 인터뷰에서 “분단의 아픔을 겪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과 ‘사막의 기적’을 이룬 UAE가 1980년 수교와 2009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등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이룩한 관계 발전의 성과를 계승·발전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는 한·UAE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로서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나가겠다는 의미다. 실제 바라칸 원전은 물론 보건의료, 방산분야, 4차산업혁명 대비 등 양국간 협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문 대통령은 24일 아부다비 도착 직후 첫 일정으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하고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UAE 초대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그랜드 모스크는 중동의 문화 강국을 지향하는 UAE의 대표적 이슬람 건축물이다. “진짜 한번 꼭 와보고 싶었다”고 기대감을 나타낸 문 대통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수공예 카펫과 샹들리에 등 그랜드 모스크 곳곳을 둘러보면서 이슬람문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UAE 전몰장병 추념비인 ‘와하트 알 카라마’도 방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2009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10여 년 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양국 간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UAE 방문 최대 하이라이트인 모하메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특히 UAE 방문 사흘째인 26일에는 모하메드 왕세제와 UAE 현지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바라카 원전은 양국협력의 중대 분수령으로 2009년 수주 이후 미래지향적 발전관계가 한층 강화됐다. 문 대통령은 UAE 방문 마지막날인 27일 UAE에 파견된 아크 부대를 격려 방문하는 데 이어 UAE의 토후국인 두바이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를 면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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