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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바흐무트, 러에 함락…젤렌스키 "우리 수중에 없어"(종합)

박종화 기자I 2023.05.21 16:20:58

젤렌스키, G7정상회의서 함락 사실 확인
러 "바흐무트 점령" 주장 사실로…격전 10개월만
우크라 대통령실 "젤렌스키, 함락 인정한것 아냐"
"전략적 가치 없다해도 우크라군 사기 저하 우려"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가 사실상 러시아군 수중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전쟁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요충지인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령했다며 올린 동영상 일부.(사진=AFP)


2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바흐무트가 우크라이나 수중에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점령됐다는 걸 시인했다. 그는 이어 “바흐무트가 파괴됐다.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와 용병집단 와그너그룹은 전날 “남부군집단의 포병·항공 지원을 받은 와그너그룹(러시아 용병 회사) 돌격대의 공세로 아르테모프스크(바흐무트의 러시아 이름) 해방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와그너그룹 등을 치하했다고 밝혔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함락을 부인했지만,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으로 러시아의 점령이 확인된 셈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 발언이 바흐무트 함락을 인정한 건 아니라고 거듭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산업·교통요충지인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꼽힌다. 러시아군은 와그너그룹을 앞세워 지난해부터 열 달 넘게 바흐무트를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퍼부었다.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 진지를 일부 탈환하며 반격을 시도해 왔으나, 바흐무트를 끝까지 방어하는 데엔 실패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을 장악하는 데 있어 바흐무트가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는 “바흐무트 점령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7월 이후 러시아군이 처음으로 점령한 주요 도시이자, 연패를 딛고 사기를 북돋는 승리가 될 것”이라며 “(바흐무트가) 전략적으로 가치가 없더라도 이 지역을 잃은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G7 정상들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만큼 군사적·재정적·인도적 지원을 이어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미국은 조만간 탄약과 장갑차 등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필요한 무기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럽 국가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도 간접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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