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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호의 과학 라운지](40) 규조토 발매트는 어떻게 매일 '꾹' 발도장을 찍을까?

이연호 기자I 2019.06.02 14:17:06

다공성물질, 스펀지처럼 내부에 여러 개 작은 구멍 가져…규조토, 숯, 옹기, 셀로판 등
흡착·필터링 등 방식 통해 정수·오염물질 흡착 등 역할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정수에 이용되는 미세다공성 폴리머 분리막. 사진=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아침저녁으로 욕실 문 앞에서 우리에게 매번 발도장을 만들어 주는 규조토 발매트. 규조토도 분명 ‘흙 토(土)’자를 쓰는 흙의 한 종류인데 물을 뿌리면 축축하게 젖기만 하는 다른 흙들과 달리 어떻게 금방 물을 흡수해 보송보송해질까.

그 이유는 바로 규조토 내부의 구멍에서 찾을 수 있다. 규조토는 스펀지처럼 여러 개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물기를 이 구멍 안에 가둘 수 있기 때문에 금세 물기가 사라진다. 이처럼 작은 구멍들을 많이 갖고 있는 물질을 다공성물질이라고 부른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막도, 우리가 고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숯이나 ‘숨쉬는 그릇’ 옹기도, 포장재로 쓰이는 셀로판도 모두 다공성물질의 한 종류다.

이 다공성물질은 각종 오염물질을 제거하거나 정화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촉매, 정수, 미세먼지·중금속 흡착, 단열재, 이산화탄소포집기술(CCS) 등은 모두 다공성물질을 활용한다.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원리는 크게 두 가지로 흡착과 삼투·역삼투 등 필터링의 방식이 있다.

흡착은 일반적으로 다공성물질을 이루는 분자(결정)와 오염물질 사이에 작용하는 ‘반데르발스 상호작용’을 이용한다. ‘반데르발스 상호작용’이란 전기적으로 중성인 분자 사이에서 극히 근거리에서만 작용하는 약한 인력(반데르발스 힘)에 의한 상호작용이다. 스펀지가 친수성을 갖고 있어 물과 스펀지 사이에 인력이 작용해 물을 흡수하는 것처럼 오염물질과 다공성물질 표면 사이에 인력이 작용해 오염물질을 흡착하는 것이다.

다공성물질 입자 제조 시 불소(플루오린)와 같은 극성이 강한 물질을 첨가함으로써 용도에 따라 흡착성을 더 좋게 만들 수도 있다. 다공성물질 표면과 오염물질 간에 작용하는 인력이 클수록 흡착 효율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포집이나 공장 굴뚝의 흡착제 등에 이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
정수의 원리. 그림=서울대학교.
다공성물질의 기공 크기에 따라 통과할 수 있는 물질의 종류도 달라지기 때문에 필터로도 이용 가능하다. 물 분자의 경우 분자 크기가 180pm(1pm=1조 분의 1m)로, 기공의 크기를 조절한 다공성물질을 이용해 정수가 가능하다. 기공의 크기보다 큰 오염물질은 다공성물질로 이뤄진 필터를 통과할 수 없다. 정삼투·역삼투를 통한 해수 담수화도 동일한 원리를 적용한다. 도움말=박윤지 과학커뮤니케이터.

◇박윤지 과학커뮤니케이터 “‘과학의 대중화’ 넘어 ‘대중의 과학화’ 위해 노력할 것”

“‘과학의 대중화’를 넘어 ‘대중의 과학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열린 ‘2019 페임랩 코리아’를 통해 ‘과학커뮤니케이터’ 6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박윤지 과학커뮤니케이터는 “요즘과 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실에 근거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기 위해 과학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아직 어리다면 어린 대학교 3학년 학생이지만 박 과학커뮤니케이터의 과학 대중화에 대한 열정은 결코 설익지 않았다. 그는 “7년 전 처음 과학 대중화의 개념을 접하게 됐고 그동안 꾸준히 대중과학서들을 읽으며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과학에 대해 생각해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과학커뮤니케이터는 과학문화 향유 측면에서 소외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수도권의 과학 문화 활성화를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과학문화가 막 태동하고 있는 시기로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우선적으로 논픽션 저술 활동과 강연에 참여해 보고 싶다”며 “이를 통해 수도권에 비해 기회가 많지 않은 지방에서 ‘과학은 이렇게 재미있는 거야’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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