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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어느 산업군에도 속하지 않는 IPO도 다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2019년 상장한 승차공유 서비스 회사 우버와 리프트는 산업재 섹터의 운송 그룹에서 육상운송회사로 분류돼 있다. 같은 하부 산업 내에는 올드 도미니언과 같은 화물운송, 허츠와 같은 렌터카 업체가 있는데, 이를 하나로 묶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우버와 리프트를 올드 도미니언과 허츠와 동일 그룹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럽헙과 같은 다른 데이터 플랫폼 업체들과 동일 그룹으로 분류하는 게 맞는 것이란 진단도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버와 리프트를 육상운송회사로 보느냐, 데이터 플랫폼 업체로 보느냐를 가지고 어떤 게 맞고 틀린다고 확언할 수 없다”라며 “왜냐하면 우버와 리프트는 승객을 운송한다는 측면에서 육상운송회사의 성격도, 누적된 데이터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데이터 플랫폼 회사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어느 산업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기업들은 여러 산업의 경계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도어대시는 배달업체, 그럽헙은 인터넷소매, 에어비앤비는 호텔리조드, 굿알엑스는 헬스케어장비 등에 속한다. 전통적 분류에 따른 결과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모두 데이터라는 단어 아래 하나로 묶이기도 한다. 이런 기업들이 늘수록 새로운 섹터가 탄생할 확률이 높은 걸로 설명된다.
김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그 결과물인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진입 중이다”라며 “여기서 살아남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하나의 섹터를 형성할 가능성을 생각해보아야 하는데, 지금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기업들은 여러 업종에 분포해 있지만, 데이터라는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올해도 미국 시장에선 레스토랑 소프트웨어 관리플랫폼 토스트, 인슈어테크 오스카헬스, 디지털헬스 IBM왓슨헬스 등 기존의 경계를 허무는 데이터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국내 시장도 빅데이터 플랫폼 씨이랩, 의료 AI 기업 뷰노, 헬스케어 플랫폼 라이프시맨틱스, 레몬헬스케어 등이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