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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난입 트럼프 지지자들, 사전에 모의·선동

김유성 기자I 2021.01.09 16:26:01

소셜미디어에서 수많은 선동 메시지 포착돼
전문가들 사전에 경고했지만 美 당국 안이한 대응
바이든 취임식 전까지 재발 가능성 여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트럼프 아니면 전쟁이다.”

“우리는 정부 건물을 습격하고 경찰과 경비원 연방정부 직원을 죽이고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연방 의회 의사당에 난입하기 며칠 전부터 준비하고 모의해왔다고 CNN이 9일 보도했다. 내전 가능성을 연상시키는 우익단체들의 표어와 온라인 게시물 등을 통해 트럼프 지지자들을 선동한 것으로 보인다.

바리케이드 뚫고 미 의사당 난입하는 트럼프 지지 시위대 모습(사진=연합뉴스)
당일(6일) 의회 난입자들은 경찰과 바리케이트를 뚫고 의회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각종 지자재를 부수고 절도까지 했다. 1814년 영국군에 의해 불태워진 후 200년만에 미 연방 의회는 외부인에 의해 난장판이 됐다.

CNN은 연방 의회 건물 공격이 있기 며칠전부터 시위가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징후가 많았다고 전했다. 예컨대 난입 6일전부터 의회 진입을 언급하고 폭력을 조장하는 게시물이 1480개나 올라왔다. ‘어늘 전쟁이 시작된다’라면서 마치 내전을 언급한 게시물까지 있었다.

이 때문에 온라인 내 극단주의를 모니터링하는 여러 단체에서 사전에 경고를 발령하기도 했다. 난입이 있기 이틀 전인 지난 4일 초당파적인 거버넌스 감시 단체 ‘Advance Democracy, Inc’(ADL)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폭력적인 위협과 과련된 우려를 표명한 게시물을 올려놓기도 했다.

같은 날(4일) 보안회사 G4S의 위험분석에 따르면 취임식 전까지 폭력적 의도를 가진 참석자가 다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경고에도 법 집행기관의 대응은 안이했던 것으로 보인다. 런던 소재 ‘컨트롤 리스크스’의 글로벌 위험 분석 책임자인 조나단 우드는 “많은 보안 전문가들이 느슨한 보안 체계와 대응에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아예 ‘몰랐다’는 입장이다. 로버트 콘티 워싱턴DC 경찰서장은 “미국 국회 의사당이 습격받을 것이라는 정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전까지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캐시 밀러 서던포버티로센터 선임연구원은 “경찰과의 폭력적인 대결 가능성이 있다”면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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