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 A씨는 증거 인멸을 위한 치밀한 행적을 이어갔다. 피해자의 시신에 옷을 덮어 가리고 차량을 빠져나온 A씨는 근무를 이어간 뒤 오후 9시쯤 철거 예정인 부대 인근 건물로 시신을 옮겼다. 이 건물에서 시신을 훼손한 A씨는 직접 준비한 도구로 혈흔 등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경찰이 A씨 검거 후 압수수색에 들어갔지만 바닥과 벽 등이 철거된 상태였다.
SBS의 5일 보도에 따르면, 해당 건물에서 A씨는 공사 관계자와 마주쳤음에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A씨는 낯선 차량에 “뭐냐”고 묻는 공사 관계자에 “주차 하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A씨에) 안 된다고 현장이니까 나가라고 했다. 차가 빠지는데 차에 물체가 하나 있긴 있더라”고 말했다.
이후 시신을 갖고 이동한 A씨는 인근 북한강에 시신을 버렸다. 시신이 든 봉투에는 돌을 넣어 가라앉게 만드는 치밀함도 보였다.
다음날인 26일 A씨는 돌아가는 중간중간 시신 훼손에 쓴 흉기를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아직 흉기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27일에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에 “휴가 처리해 달라”는 내용의 결근 통보 메시지를 보내고, B씨가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이동하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휴대전화를 껐다 켜는 수법으로 생활반응이 있는 것처럼 꾸몄다. 심지어 B씨의 가족과 지인에게도 메시지를 보내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그러나 A씨의 시도는 지난 2일 피해자 시신 일부가 물 위로 떠오르면서 실패하게 됐다. 시신이 부패하면서 가스가 차는 데다 물까지 새어 들어갈 경우 생기는 화학반응과 삼투압 현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는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경찰은 시신 발견 후 피해자의 지문과 디옥시리보핵산(DNA) 감정을 통해 그의 신원을 파악하고,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CCTV 분석 끝에 시신을 발견한 지 하루 만인 지난 3일 오후 7시 12분께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에서 A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