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온라인 게임하다 시비…“현피 뜨자” 불러내 살해한 30대

장구슬 기자I 2021.03.15 09:34:17

20대 男 흉기 찔러 살해한 30대 男 경찰에 입건
온라인 게임하다 말다툼…주거지 근처로 불러내 살해
가해자 “흉기 미리 준비했지만, 고의성 없었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온라인 게임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20대 남성을 집 근처로 불러낸 뒤 흉기로 찔러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 4일 동안 채팅으로 말다툼을 벌이던 20대 남성을 자신의 주거지 근처로 불러낸 뒤 흉기로 찔러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지난 14일 대전중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입건된 A(3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13일) 오전 1시40분께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20대 남성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A씨는 온라인 게임에서 말다툼하던 B씨를 자신의 주거지로 근처로 부른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4일 숨진 B씨 유가족은 JTBC ‘뉴스룸’과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경기 양평군에 사는 B씨는 누군가를 만난다며 급하게 집을 나섰고, 몇 시간 후 대전의 중구의 아파트 쉼터에서 가해자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와 B씨는 최근 며칠 동안 한 온라인 게임에 접속한 뒤 채팅을 통해 계속 말다툼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족은 JTBC에 “둘이 온라인 게임에서 처음 만났는데 말싸움이 붙었고, 채팅으로 한 나흘 동안 계속 싸웠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비는 온라인에서 그치지 않았다. 결국 온라인상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 물리적 충돌을 벌이는, 이른바 ‘현피’(‘현실’과 ‘플레이어 킬(player kill)’이라는 게임 용어의 합성어)로 이어졌다.

유가족 측은 사건 당일 A씨가 자신의 주거지 부근으로 B씨를 불러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상대방이 채팅방에 자신의 집 주소를 보냈다더라. 이후 칼을 손목에 숨기고 나왔고, 처음엔 실랑이하다가 가해자가 결국 칼을 빼서 목을 찔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흉기를 준비해 만난 것은 맞지만, 고의성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살인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B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요청할 계획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