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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공급·공급…'卞의 공급론', 시장에 통할까

강신우 기자I 2020.12.13 13:30:44

文대통령까지 나서 공급시그널 ‘광폭행보’
변창흠 文에 ‘임대주택 예산확보’ 건의도
심리전後 뾰족한 공급 ‘묘책’ 나올지 관심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외 공급대안 없어”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서울 역세권 고밀개발, 3기신도시 공공자가주택 도입,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주택 확대…. 일명 변창흠표 공급안들이다.

물론 처음 나온 획기적 방안들은 아니지만,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후 여러 차례 언급을 했고, 당·정·청이 뒤에서 미는 형국을 보이며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공급대안들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일 공급 시그널을 내비치며 ‘광폭 행보’를 하고 있는 변 내정자의 주택공급론이 시장에 통할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LH 사장과 함께 임대주택을 살펴본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표 공급안에 힘 싣는 당·정·청

도심 역세권 개발은 파격적인 용적률 인센티브를 줘 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이를 통해 젊은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변 내정자가 국토부에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자가주택은 변 내정자의 지론이다. 토지임대부와 함께 환매조건부 주택 관련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년 3기 신도시 지구단위계획 단계서 적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변 내정자는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주택을 위해 문 대통령에게 직접 ‘예산 확보’를 제안하기도 했다. 변 내정자는 지난 11일 ‘살고 싶은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식’이 열린 경기도 화성 동탄 LH행복주택 단지를 문재인 대통령,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함께 둘러본 후 “임대주택 한 단지에 15%만 비용을 더 들여도 품질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을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변 내정자에게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서 과감하게 재정적으로도 보다 많은 투입을 하고 평형도 보다 다양하게 만들고 발상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게 될 시기”라고 했다.

이들 정책안(案)은 이미 대부분 지난 5·6 대책과 8·4 대책, 전세대책에서 나온 것들이다. 다만 변 내정자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토부 장관 내정으로 키를 잡은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와 여당, 대통령까지 나서서 변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앞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임 변창흠 국토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결국 해답은 시장이 가능한 정도의 충분한 공급정책”이라고 했다. 공급을 더 늘려달라는 주문을 간접으로 한 셈이다.

이후 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변 내정자의 ‘주택 공급 구상안’에 협조해달라고 직접 당부했다.

“심리전에 그쳐선 안돼…공급묘책 내놔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급 심리전에 더해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장 시장 반응은 공급 시그널이 크게 와 닿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12월 첫째주(7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7%를 기록하며 2012년 5월 첫째주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매수심리도 되레 살아나는 추세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100.4) 대비 상승한 103.8을 기록했다. 매수 문의는 점차 늘고 매도 문의가 다시 주춤하면서 매수심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126.5), 광주(101.7), 대전(114.2), 울산(132.8)의 지수가 100을 넘어 ‘매수자 많음’을 보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언급된 공급안 중에는 역세권 고밀 개발 중 용적률을 높여주는 것 외에는 특이할 만한 것이 없다”며 “결국 재건축과 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하지 않고는 공급 시그널을 뚜렷하게 줄 만한 ‘카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홍남기 부총리나 김현미 장관도 전세대책 때 공급 묘책이 없다고 한 상황인데 변 내정자가 된다고 해서 바로 뾰족한 공급안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부동산 심리적 안정을 위한 공급 시그널만 주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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