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사태, 내부통제 실패탓…AI 이상거래 탐지 주목”

김보겸 기자I 2024.06.02 14:19:47

김민규 삼정회계법인 전무 인터뷰
“책무구조도로 CEO 꼬리 자르기 불가능”
“AI 기술 활용한 내부통제 강화안도 주목”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를 계기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금융당국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삼정회계법인은 이러한 수요에 맞춰 내부통제 컨설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 감사위원회지원센터 리더(ACI)를 맡고 있는 김민규 전무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금융당국에서는 최근 홍콩 ELS 불완전판매의 원인을 금융사 내부통제 운영 실패로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규 삼정회계법인 전무. (사진=이영훈 기자)


아울러 김 전무는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조치인 책무구조도 도입에도 주목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부터 책무구조도를 의무화한다. 기업에 내부통제를 자율로 맡겨 뒀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김 전무는 “금융사들이 책무구조도 도입을 계기로 내부통제 운영에 있어서 형식적인 운영을 뛰어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책무구조도가 정작 최종 책임자를 실무진 선에서 잘라 오히려 CEO 꼬리자르기 수단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책무구조도의 일부만 고려한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표이사는 내부통제 총괄 관리의무를 부담하기에 전사적인 내부통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만약 회사에서 조직적이고 장기적, 반복적 사고가 발생하면 대표이사 역시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로서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데 있어 AI를 활용하는 방안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이를 내부통제나 내부감사 영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정회계법인은 KB국민은행에 AI를 활용해 이상거래를 탐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전무는 “금융권에서도 금융사고와 불법영업을 예방하기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더 많은 금융사에서도 유사한 도입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해서도 내부통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봤다. 김 전무는 “공시 의무화에 대비해 신뢰성 있는 ESG 정보 산출과 보고 과정에서의 내부통제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정회계법인 내부통제팀은 회계법인 중 최다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업 회계 및 내부회계관리제도 인력이 약 400여명, 금융업에 특화된 리스크 및 내부통제 전문인력이 약 300여명이다. 이를 통해 책무구조도와 내부회계, 운영리스크, 소비자보호 등 다양한 영역의 내부통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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