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마켓인]ESG 채권 새 대안으로 떠오른 지속가능연계채권

김성훈 기자I 2021.06.04 10:02:42

앙미케 콜데위예르 NNIP 매니저 분석 보고서
SLB, 다양한 이슈 대처 가능한 자금조달 수단
환경 비롯해 지속가능한 발전 기회 모색 가능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속가능성 향상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지속가능연계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 SLB)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ESG 열기에 힘입어 친환경 프로젝트에 발행하는 특수 목적 채권인 ‘그린본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모든 발행사에게 최상의 옵션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SLB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앙미케 콜데위예르(Annemieke Coldeweijer·사진)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NNIP) 지속가능 채권 공동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4일 “SLB는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지속가능한 사회적 이슈에 대처할 수 있는 자금조달 수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들 중에는 그린본드를 발행해야 할 만큼 환경 관련 자금수요가 크지 않은 곳들도 있다”며 “SLB 발행을 통해 기업들은 환경 테마에 국한되지 않고 지속가능한 이슈들을 고려하는 큰 그림 속에서 지속가능 발전 기회를 모색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LB는 미리 정해 놓은 지속가능 목표의 달성 여부에 따라 이자 지급 조건 등이 달라질 수 있는 채권이다. 발행사가 회사의 지속가능성 전략에 맞는 핵심성과지표(KPI)를 설정한다. 그린본드처럼 환경 개선과 같은 프로젝트에 자금을 쓰는 게 아니라 상위의 일반적인 목표가 설정된다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NNIP에 따르면 SLB 시장은 2019년 50억 달러에서 2021년 상반기 말 190억 달러로 2년 새 4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투자자들로서는 SLB가 아직 낯설고 SLB에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투자자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되고 기대치를 어느정도로 잡아야 할지 가늠할 수 없어서다. 핵심성과지표(KPI)가 유연하게 설정된다는 점도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볼 수 있다.

앙미케 콜데위예르 매니저는 KPI 달성 가능성을 평가할 때 네 가지 질문들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기후 관련 KPI의 타당성 검증 여부를 비롯해 △기업의 주요 탄소배출원 파악 및 반영 여부 △사업활동과 가장 밀접한 지속가능성 문제 △독립된 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았나 하는 점 등이 그것이다.

앙미케 콜데위예르 매니저는 “기업의 투명한 공시가 SLB의 임팩트 수준과 기업의 ESG 목표 및 달성수준을 평가하는 가장 큰 관건”이라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데이터 산출과 사후보고는 여전히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도전적 과제로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채권을 선정하는 단계에서 발행사가 자체적으로 산출한 데이터 또는 제3자의 ESG 데이터 소스에만 의존할 수 없는 이유”라며 “NNIP는 발행사에 대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철저한 자체 ESG 분석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발행사 및 채권에 투자하기 전에 ESG 및 지속가능성 성과에 대한 당사만의 고유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