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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의 하이닉스 인수참여.."무슨 생각으로?"

정재웅 기자I 2011.07.07 10:25:17

강덕수 회장, 한달 전에 참여 결심..이종철 부회장이 총괄
시장은 '부정적'
STX "시장 우려 이해..대승적 차원에서 봐달라"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했다. 자금은 수년전부터 거래해오던 중동 국부펀드와 컨소시엄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중동에 직접 날아가 담판을 짓고 왔다. 중동 국부펀드도 이 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강 회장은 한달여 전쯤 인수전 참여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번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는 강덕수 회장이 직접 챙긴 사안이다. 그 밑으로 이종철 부회장이 이번 인수전의 총괄을 담당한다. 지난 6일 이종철 부회장이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에 대한 입장을 직접 설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STX(011810)가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조선과 해운으로 수직계열화 돼있는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생각때문이다. 아무래도 조선과 해운업이 경기를 타는 업종인데다 STX가 대표적인 수직계열화 기업인만큼 업황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강 회장의 생각이다.

물론 반도체도 시황을 타는 산업이지만 조선·해운과는 업황 싸이클이 다르고 짧아 조선과 해운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STX의 하이닉스 인수참여 이유다. 아울러 강 회장이 선언한 '탈(脫) 조선·해운,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취지에도 하이닉스 인수는 필수적이다.

아울러 현재 STX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STX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장은 부정적이다. 잇단 M&A 등으로 그동안 홍역을 치렀던 만큼 이제야 간신히 재무구조가 조금씩 건실해지고 있는데 또 다시 대형 M&A에 참여하겠다는 것에 대해 시장은 '글쎄,,'라는 반응이다.

또 STX유럽과 STX다롄 등에 집중해야 할 현시점에 반도체 사업에 대한 이해가 없는 STX가 하이닉스 인수에 뛰어든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STX관계자는 "시장의 부정적인 시각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하지만 좀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번 인수전 참여를 바라봐 줬으면 하고 시장과 생길 수 있는 오해 부분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해 이해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STX는 시장의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그룹 CFO 주관으로 시장 관계자들을 대상, 이번 인수전 참여에 대한 STX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시장의 불신과 의혹을 STX가 얼마나 해소해줄 수 있을지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김홍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사업을 모르는 STX가 하이닉스 인수에 뛰어든다는 자체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이에 대한 시장과의 소통과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지우지 못한다면 향후 STX에 대한 이미지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그동안 STX의 M&A 형태를 봤을때 이번 딜에서도 무리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시장의 불안한 심리를 알면서까지 무리하게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시장에서는 STX의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에 대해 부정적"이라면서 "STX유럽과 STX다롄의 안정화가 우선시돼야 하는 마당에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전에서 STX가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반도체에 대한 이해도 전무하고 상대방이 될 것으로 보이는 SK가 재무적 능력이나 시너지 측면에서 더욱 앞선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최광식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STX의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 소식을 듣고 사실 놀랐다"며 "대우건설이나 대한조선 인수전 때에서도 봤듯이 무리하게 베팅하지는 않겠지만 여러측면에서 봤을때 STX의 이번 인수전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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