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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도 감청…우크라 기밀문건 유출 '파장'

김상윤 기자I 2023.04.09 17:21:14

한국, 이스라엘 등 동맹국 감청 사실 드러나
美 정보기관 보안 뚫려…동맹 관계 저해 우려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담은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이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가운데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을 감청해온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해당 문건 중 최소 두부분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미군 포탄을 공급할지를 놓고 한국 내 논의 사항을 담고 있다. 유출된 문건은 총 100쪽에 이르며, 미 국가안보국(NSA)·중앙정보국(CIA)·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정부 정보기관 보고서를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건에는 “한국 관료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 전화해 물품 전달 압력을 가할 것을 우려했다”고 적혀 있다. 이는 작년 11월 한국이 미군에 155mm 포탄을 제공하기로 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또 다른 부분에서는 이같은 한국 내 논의가 어떻게 파악됐는지를 설명하면서, 정보기관들이 전화 및 전자메시지를 도청하는 데에 사용하는 신호 정보(SIGINT) 보고에서 확보됐다는 표현이 담겨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이는 미국 정보 당국이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요한 동맹에 대해서도 도청을 해 왔다는 사실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이 문건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영국 등 다양한 나라의 국내 문제와 관련한 정보가 담겨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NYT는 2월 초중순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고위급 인사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한 사법개편안에 항의하는 자국 관리들과 시민들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문건에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주요 내부 정보망에도 깊숙이 침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유출로 미 정보기관의 보안이 뚫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주요 국가들과 정보 공유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유출 문건들은 미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동맹국에 대해서도 첩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미 동맹국들과의 관계가 복잡해졌고, 미국의 비밀 유지 능력에 대한 의구심마저 자아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문서 유출 경위에 대한 공식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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