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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의약품들]박카스가 0.02% 생존확률 넘어선 비결②

류성 기자I 2020.05.28 08:32:26

기발한 국토대장정 캠페인으로 생존경쟁서 살아남아
약성분부터 디자인,라인업까지 끊임없는 진화
젊은층 대상 마케팅 집중, 늙지않고 젊은 이미지 유지
각 분야 최초출시,시장선점한 '원조'브랜드 공통점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 전문기자] “경제 불황으로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이겨낼수 있는 도전정신을 심어줄수 있는 차별화된 캠페인이 절실하다.”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은 임원들에게 ‘대학생 국토대장정’ 캠페인으로 시련에 처한 국민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자고 제안한다. 22년이 지난 지금 박카스와 함께하는 국토대장정은 국내 기업이 벌이고 있는 캠페인으로는 가장 성공적 사례로 손꼽힌다.

이 캠페인을 기반으로 동야제약의 ‘박카스’는 독보적인 장수 의약품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동아제약 국토대장정의 인기도 여전하다. 지난해까지 모두 22회에 걸쳐 매년 실시한 국토대장정의 평균 참가경쟁률은 무려 87대1에 이른다. 지금까지 이 대장정에 지원한 인원만 27만4920명에 달한다.

업계가 동아제약의 국토대장정을 특별하게 주목하는 이유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장수브랜드의 필수 조건인 ‘젊은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탁월한 시너지를 내고 있어서다.

◇대학생 타깃 국토대장정으로 국민 피로회복제로 자리매김한 박카스

드링크제로서 박카스가 처음 등장한 때는 1963년. 올해로 57년이 됐다. 박카스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용득 박카스 영업전략팀장은 “장수 브랜드는 오랫동안 제품을 믿고 구매하는 고객이 있기에 가능하다”며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박카스를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 영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품의 끊임없는 진화도 박카스가 장수하는 원동력으로 손꼽힌다. 당초 박카스는 알약 형태였지만 먹기가 불편하고 코팅기술이 문제가 있어 마시는 형태로 바꿨다. 제품도 박카스D, 박카스F, 박카스디카페 등으로 갈수록 확장해 나가는 전략을 펴고있다. 유통전략도 고객 요구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만 판매했지만 2011년부터 의약외품으로 전환, 편의점, 할인점, 슈퍼등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업계는 장수 의약품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 중 하나로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첫손으로 꼽는다. 고객이 의약품 브랜드가 늙거나 낡았다고 인식하는 순간 장수 브랜드 입지가 흔들릴수 밖에 없어서다.

“깊은 역사를 갖춘 브랜드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트렌드, 고객의 니즈에 맞춰 의약품의 제형, 패키지 등 제품 리뉴얼을 꾸준하게 진행해야 장수 브랜드로 살아남을수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069620) 대표는 올해로 출시 60주년을 맞은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의 장수비결로 ‘계속해 변화하는 고객 눈높이에 맞추기’를 강조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지속적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를 입증하고 적응증을 확장해 환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전략을 펴고있다.

지난 1998년 동아제약이 첫 시작한 대학생 국토대장정 안내 포스터. 동아제약 제공
◇장수 의약품 브랜드 필수조건은 ‘젊음 유지’

지난 2016년 우루사의 간수치 개선과 피로회복 효과를 임상을 통해 입증한게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위 절제술을 받은 위암 환자의 담석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적응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우루사는 매출 882억원을 기록, 전년비 11% 성장하면서 여전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 100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동제약의 아로나민은 꾸준한 제품 라인업 확장전략을 통해 장수 의약품 브랜드로 도약한 대표적 브랜드다. 아로나민은 올해 발매 57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8년 기준 매출 74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1963년 활성비타민제로 ‘아로나민정’이라는 브랜드로 첫 제품을 내놓은 이후 1974년에는 아로나민골드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로나민플러스, 아로나민프리미엄등으로 처방을 다양화한 시리즈 제품을 잇달아 출시, 고객층을 넓혔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는 “57년 동안 꾸준한 품질 개선과 성분보강, 그리고 디자인 개선으로 자칫 노후화 될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갱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상처 치료제로 자리잡은 동국제약(086450)의 마데카솔은 상처별로 특화된 제품을 다각화해 장수 브랜드 반열에 오른 케이스다. 마데카솔은 지난 1970년 국내 최초로 바르는 상처 치료제로 시장에 선보였다. 당시 ‘마데카솔연고’를 최초 출시한 이후 1985년에는 ‘복합마데카솔연고’, 1993년 ‘마데카솔분말’, 그리고 2009년 ‘마데카솔케어연고’ 등으로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2017년에는 ‘마데카습윤밴드’를 출시해 맞춤형 상처 치료제 풀 라인을 갖추는등 진화가 지금도 진행형이다.

서호영 동국제약 OTC마케팅부 상무는 “각각의 마데카솔 제품들은 상처별로 적합한 기능과 제형으로 차별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상처 유형에 적합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장수브랜드 입지를 강화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초 제품으로 시장 선점해야 장수 브랜드 도약가능

장수 브랜드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각 분야 국내 최초의 의약품으로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한 ‘원조 브랜드’라는 점이다. 동화약품의 활명수는 대한민국 최초의 신약으로 생약의 비방에 서양 의학을 결합하여 만든 소화제이다. 당시에 급체와 토사곽란으로 고생하던 소비자들에게 출시 초기부터 만병통치약처럼 인정받을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일동제약의 아로나민은 먹거리가 충분하지 않았던 1960년대에 국내 최초의 활성비타민제로 시장에 출시됐다. 비타민 결핍으로 고통받는 한국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장수 브랜드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로 출시 45년이 된 보령제약의 겔포스는 국내 최초의 짜먹는 형태의 위장약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시장을 장악한 제품이다. 당시 위장약은 모두 알약이나 가루약 형태였다. 겔포스PM 정창훈 이사는 “겔포스 초기부터 강조해온 정시 정량 복용의 간편성과 속효성을 지속적으로 부각해 나가겠다”며 “국내 최초의 완제 의약품으로 수출 한 품목이니 만큼 해외시장 다변화에도 초점을 맞춰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분: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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