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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6월부터 미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이 전 대표의 귀국은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비명계’(비이재명계)의 몇 안 되는 구심점으로 평가받는데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이 전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탓에 이 전 대표가 이번 귀국을 계기로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측근은 이같은 전망에 대해 선을 그었다. 설훈 의원은 ‘이번 귀국은 정치적 행보와 거리가 멀다는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친이낙연계의 결집 움직임은)앞으로 이제 두고 봐야 하는데, 서두룰 일은 아니라고 본다. 남아있는 시간이 많이 있고,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서둘러서 뭘 하겠다는 생각은, 저라면 그렇게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약 일주일간 한국에 머물다 미국으로 다시 출국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책 출간 마무리 작업 등 일을 마무리한 후 6월 예정된 독일 특강 등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의 이번 조문은 비명계를 향한 유화적 메시지로도 해석됐다. 이 대표는 최근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 봉합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지지자들이 이 전 대표 측근을 비롯한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수박’(겉은 파랗고, 속은 빨갛다는 의미)이라고 표현하며 욕설 문자 등 테러를 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탓이다.
이날 빈소에서 자신을 평범한 민주당 지지자라고 말한 인물이 이 대표를 향해 ‘개딸들 시켜서 이 전 대표를 출당조치(청원) 시킨 사람이 여길 어떻게 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소동이 벌어졌던 것은 이 같은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의 동지라면, 민주당을 사랑하는 지지자 분들이라면 내부 공격과 갈등 대신 설득과 화합의 길에 앞장서 달라”며 “힘을 모아야 이긴다. 단결과 통합이야말로 승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