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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다산·풍요의 상징 ''쥐''… "무자년엔 부자되세요"

노컷뉴스 기자I 2008.02.05 12:18:00

십이지신과 쥐


 
[노컷뉴스 제공]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올해는 무자년 쥐띠 해다. 열두 띠 동물 십이지(十二支) 가운데 첫 번째인 쥐(子)는 정북쪽을 가리키는 방위신이며 시간상으로는 밤 11시~ 새벽 1시에 해당한다.

사실 쥐는 사람에게 그리 유익한 동물이 아니다. 실험용 쥐를 제외한 집쥐, 들쥐 등은 병을 옮기기 일쑤이며 농촌 창고의 곡식들을 먹어치우곤 한다.

이런 쥐가 왜 십이지신중 첫 번째가 됐을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아주 먼 옛날 하늘의 대왕이 동물들에게 지위를 주고자 했다. 이에 그 선발기준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정월 초하룻날 천상의 문에 도착한 짐승의 순서대로 그 지위를 주기로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각 동물들은 저마다 일찍 도착하기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 그 중에서도 소가 가장 열심히 수련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쥐는 덩치도 작고 힘이 없어 천상의 문에 먼저 도달할 자신이 없어 꾀를 냈다. 정월 초하루가 되고 시합이 시작됐고 이때 야삭빠른 쥐는 소의 잔등에 붙어 있었다. 열심히 달리던 소가 천상의 문에 도착하려는 순간 쥐는 앞으로 뛰어 내리면서 가장 먼저 천상의 문을 통과했다. 소는 결국 2등으로 밀리고 쥐가 1등을 하게 됐다 한다.

쥐는 재물, 다산, 풍요기원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다. 또 예지력이 뛰어난 짐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권제9 혜공왕 5년에 보면 '치악현에서 8000여마리나 되는 쥐 떼가 이동하는 이변이 있었고 그 해 눈이 내리지 않았다'라는 기록이 있다. 화산이 폭발하기 전에는 쥐가 먼저 이를 감지하고 사람은 뒤 늦게 재앙을 맞곤 한다.

쥐의 특징적인 면모를 살펴보면서 왜 근면과 다산의 상징인지 알 수 있다. 대단히 발달된 감각기관과 촉각을 담당하는 긴 수염, 무엇이든 잘 갉아 먹을 수 있는 앞니 등으로 환경적응력이 뛰어나다. 그만큼 번식률도 매우 높다.

국가문화유산 종합정보서비스 측은 "십이지신에서 쥐에게 아들 자(子)를 쓰는 이유도 다산의 상징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서양에서는 쥐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쥐를 영어로는 rat 또는 mouse라고 한다. 이중 rat은 '소리 없이 나쁜 짓만 하는 존재'의 의미를 가진 속어로도 쓰이고 영어권 국가에서 rat라고 하면 '변절자, 배신자'를 뜻한다.

서양에서는 쥐가 그리 좋은 대접을 못 받지만 서양인 중 쥐를 이용해 떼돈을 번 사람이 있다. 바로 디즈니랜드를 세운 월트 디즈니다. 그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미키마우스로 엄청난 부를 모았다.

서양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쥐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 재빠르고 영리하며 성실함과 밝은 저축성을 고루 갖춘 쥐는 조선시대의 그림에서도 친근함이 잘 표현돼 있다.

조선시대 그림 작가들은 쥐가 수박이나 당근을 갉아먹는 모습, 무우를 갉아먹는 모습 등을 재미와 여유로서 관찰, 순간을 포착했다. 쥐라는 동물은 우리 곁에서 함께 있는 동물이라는 생각이 깊이 배어있는 것이다.

무자년 2008년에는 쥐의 풍요로움과 영리함, 부지런함 등을 배워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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