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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서 7조원 이상의 손실을 보며 사실상의 그룹 해체 위기를 맞은 일본 도시바의 추가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진행중인 원전 건설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시바의 원자력 자회사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경험 부족으로 기한 내 현재 진행중인 원전 4기 공사를 제때 마무리하지 못해 추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5일 보도했다.
도시바가 2006년 인수한 웨스팅하우스는 2008년 미 조지아 주 원전 3~4호기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원전 2~3호기 원전을 건설 계약을 맺고 올해까지 완공키로 했다. 그러나 건설 중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원전 개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 계획을 2020년 완공으로 연기했다.
닛케이는 그러나 이 계획 역시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원전 개발이 한동안 뜸했던 탓에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건설 역량이 떨어지고 부품 공급망도 무너졌기 때문이다. 미국 원전 건설은 1979년 미국 TMI(쓰리마일아일랜드)원전 사고 후 30여년 동안 중단됐다. 닛케이는 현지 실무진 사이에서 ‘기한 내 완공 못 한다는 데 내 월급을 걸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원전 건설 진척률은 30%대에 그친다.
완공 시기가 늦춰지면 현재 7조원대로 계상한 손실은 더 불어날 수 있다. 현재 손실 계상은 2020년 내 미 원전 4기 건설을 모두 마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 공사를 발주한 주 정부도 원전 건설비를 명목으로 부과해 오던 전기 요금 인상을 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건설비용 증가분은 고스란히 웨스팅하우스가 떠맡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