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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영향’ 괭이갈매기 번식시기 빨라졌다

박태진 기자I 2017.06.11 12:00:00

14년 전 대비 10일 앞당겨져..수온 상승 때문
국립공원연구원 “생태계 변화 관찰”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에 서식하고 있는 괭이갈매기들.(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온난화 영향으로 괭이갈매기 번식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경남 통영시 한산면 소재)의 괭이갈매기 번식시기를 조사한 결과 올해 번식시기가 2003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홍도 괭이갈매기는 2003년 4월 11일에 번식을 시작했고 2013년에는 4월 12일, 2014년과 2015년에는 4월 7일 번식했다. 올해는 4월 1일에 번식을 시작해 14년 전에 비해 10일이나 빨리 번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역별 기후변화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서해안의 괭이갈매기 번식지인 충남 태안군 근흥면의 난도에서도 번식시기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4일 빠른 4월 12일에 번식을 시작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괭이갈매기 번식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번식지 인근 해수 표면의 연평균 수온이 올라 이에 따른 괭이갈매기의 먹이인 어류 개체군 크기나 이동 변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도 부근에서 측정된 한국해양자료센터(KODC) 정선해양관측 자료에 따르면 해수표면의 연평균 수온이 1990년대(1990~1999년)에 비해 2000년대(2000~2009년)에 0.61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연구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섬 생태계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괭이갈매기 번식지 인근 해양환경(수온·염도)과 번식지 내 무기환경(기온·습도·토양), 식물, 식생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최상위포식자인 괭이갈매기의 번식시기 변화는 섬 생태계가 한반도 온난화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며 “바닷새의 번식시기 뿐 아니라 종합적인 섬 생태계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파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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