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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여전히 매파적”…美기준금리 인하 섣부른 기대일까

이명철 기자I 2023.08.13 15:49:40

미 생산자물가 예상치 상회, 국채금리 10년물 상승세
인플레이션 완전 해소되지 않아, 국채시장 변동성 확대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경이 더딜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물가 상승폭이 낮아지긴 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세)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국채금리 역시 다시 상승하면서 시장 변동폭도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월가 투자자들은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미국 국채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현재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이 주식 차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전년동월대비 3.2%, 전월보다는 0.2% 각각 올라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폭 둔화)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안정되면 기준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11일(현지시간) 10년물 국채금리는 4.158%로 전월대비 7.6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는 의미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11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동월대비 0.8% 올라 시장 예상치(0.7%)를 소폭 웃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아직 물가가 안정됐다고 보기 힘들어 매파적(긴축 선호)인 통화정책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인베스코의 채권 수석전략가인 롭 왈드너는 블룸버그에 “장기물 수익률 상승은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 영향”이라며 “중앙은행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일부 연준 관료들은 공격적인 통화정책 긴축에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계속 상회해 아직 할 일이 더 많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바클레이즈 전략가들은 연준이 내년에도 금리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예상에 따라 고객들에게 2년물 국채를 매도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다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을 때까지 두달여간 발표되는 데이터에 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였지만 연준 목표치 이상인 CPI와 예상보다 높았던 PPI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판단했다.

미국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에 채권 시장 투자를 선호함에 따라 기록적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예측했다.

그러나 메인 스트리트 파이낸셜 솔루션의 케리 뎁스 공인 재무설계사는 “인플레이션 지속, 미국 정부부채 신용 우려, 미국 재정적자 급증, 세계 정치적 불안정 등 시장 수익률을 저해할 이벤트가 많다”며 “고객에게 채권이 위험으로부터 확실한 피난처는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달 16일 공개되는 7월 FOMC 회의록을 통해 앞으로 금리의 향방과 연준 위원들간 견해가 어떻게 엇갈리는지 등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년 8월말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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