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갤Z플립3’ 성공하자…내년 中 폴더블폰 따라하기 공세

김정유 기자I 2021.12.12 14:33:29

中 2위 업체 오포, ‘갤Z폴드3’ 닮은 첫 폴더블폰 공개
화웨이 ‘갤Z플립3’ 유사한 첫 클램셸 ‘메이트V’ 선봬
中업체들 가성비로 신흥시장 중심 외연 확장 꾀할 듯
기술력 격차도 좁혀, 삼성 폼팩터 기술격차로 대비

오포가 15일 공개할 첫 폴더블폰 ‘파인드 N’. (사진=오포)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해 폴더블(접는)폰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미투(Me too·모방) 전략’으로 무장한 중국 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거대한 내수시장과 가성비 전략이 통하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하면 일부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는 자사 공식 웨이보를 통해 오는 15일 폴더블폰 ‘파인드 N’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인드 N’은 오포가 지난 4년간 연구개발(R&D) 통해 선보이는 첫 폴더블폰이다. 전반적인 구조와 디자인은 안으로 접는 인폴딩 구조에 커버 디스플레이를 부착한 형태로 알려졌다.

오포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샤오미를 제치고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1~2년새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4위(10%)권을 형성한다. 2위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도 불과 4%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파인드 N’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3’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미투 제품에 불과하다는 비아냥 섞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것이 인폴딩 구조다. 과거 화웨이를 필두로 한 중국 업체들은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구조를 내세웠지만, 삼성 폴더블폰이 대세가 되자 인폴딩 구조로 따라가는 모양새다.

화웨이도 오는 23일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껍데기 디자인) 방식의 폴더블폰 ‘메이트 V’를 공개한다.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3’가 큰 성공을 거두자 이와 유사한 클램셸 방식까지 따라 하는 모양새다. 접는 방식과 더불어 전반적인 디자인도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와 비슷한 정사각형 모양이다.

이처럼 최근 삼성전자 폴더블폰 미투 제품들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내년엔 중국업체들의 ‘삼성 따라하기’ 전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들 중국업체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하기엔 무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분명 폴더블폰 시장의 한켠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업체들의 대표적인 무기는 가성비다. 삼성전자 폴더블폰보다 가격대를 대략 70~80% 수준으로 낮게 책정해 신흥시장 중심으로 점유율을 키워갈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이 대중화되면 중국업체들은 거대한 내수시장의 이점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중국업체들의 기술 수준도 위협적이다. 오포가 내놓을 ‘파인트 N’만 하더라도 현재 공개된 렌더링 디자인을 보면 폴더블폰 가운데에 위치한 주름을 상당 부분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보다 개선된 모습이다. 화웨이가 선보일 ‘메이트 V’ 역시 새로운 방식의 방열 기술을 적용한다.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의 단점이 발열 문제였던만큼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는만큼 새로운 기술로 중국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에 이은 롤러블(둘둘 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롤러블폰 기술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최근엔 롤러블 스마트워치 기술까지 개발한 상태다. 중국업체들이 미투 전략으로 따라온다면 더 새로운 폼팩터(외형) 혁신으로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은 이전부터 삼성전자 미투 전략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는데,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중국의 미투 제품을 막을 수 없는만큼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새로운 폼팩터 혁신을 끌어내는 것만이 중국업체들의 공세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공개할 클림셸 방식 폴더블폰 ‘메이트 V’. (사진=화웨이)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