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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를 통해 국경간(국가와 국가 사이의) 송금과 지급결제를 더 저렴하고, 더 신속하게 처리하는 서비스가 최초로 상용화된다. 미국을 대표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리플(RIPPLE)이 자체 암호화폐인 리플코인(XRP)을 활용해 3곳의 금융회사들과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리플은 XRP를 활용함으로써 불과 몇 분 내에 국가간 송금이나 결제 거래를 완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자체 `엑스래피드(xRapid)` 플랫폼을 최초로 상업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금융회사는 결제서비스업체인 머큐리FX와 쿠알릭스(Cuallix), 협동조합인 캐털리스트 코퍼리트 페더럴 크레딧유니언 등 3곳이다. 애쉬시 벌라 리플 상품담당 선임 부대표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디지털 자산과 그 자산의 실질적인 활용 사례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우리가 엑스래피드를 이 시장에서 서비스할 수 있게 돼 매우 흥분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어 “디지털 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엑스래피드 플랫폼에서는 국경간 결제나 송금과정에서 직접 법정화폐가 오가는 대신 그 매개체로 XRP 코인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더 저렴하고, 더 빠른 거래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이 미국에서 멕시코로 송금을 실행할 경우 미 달러를 멕시코 페소로 환전할 필요없이 달러로 XRP를 구입한 뒤 코인만 멕시코 은행에 이체하면 현지 은행이 이를 되팔아 페소화로 수령하게 된다.
리플은 그동안 방코 산탄데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머니그램, 웨스턴 유니언 등 전세계 120곳 이상의 글로벌 은행과 신용카드, 자금송금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지만, 이들 파트너들은 엑스래피드를 시범 운영하는데에만 한정짓거나 XRP를 활용하지 않는 플랫폼인 `엑스커런트(xCurrent)`만 직접 도입하는데 그쳤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엑스래피드의 첫 상업 적용은 리플과 XRP에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엑스래피드는 이들 3개사 외에도 글로벌 대형 송금업체인 웨스턴 유니언과 머니그램도 실제 적용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상용 서비스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벌라 부대표는 “대형 은행들은 엑스래피드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려 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상업 적용 이후 더 많은 금융회사들이 서서히 엑스래피드에 관심을 가지고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확산 속도는 각 국가별 시장 상황이나 규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금융회사들이 먼저 적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벌라 부대표는 “신흥국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진보적인 규제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들 가운데 엑스래피드의 첫 적용 사례는 이들 국가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달 인터뷰에서 “내년말이 되면 XRP를 활용하는 은행들의 숫자가 10여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낙관한 바 있다.
리플은 총 1000억개의 XRP 발행량 가운데 60%를 직접 소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550억개의 코인을 에스크로 계좌에 락업(보호예수)으로 묶어 XRP의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