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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직장인들 31.3%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성별을 지칭하는 부적절한 호칭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여성 55.9%로 절반 이상으로, 비정규직 여성은 10명 중 6명이 ‘아가씨·아줌마’ 등의 부적절한 호칭으로 불린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노동자는 12.4%에 그쳤다.
또 직장인 27.6%는 ‘여자는~’, ‘남자는~’으로 시작하는 성차별적 편견에 기반한 혐오 발언을 들었고, 26.4%는 커피 타오기, 애교 같은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한 성역할 수행을 강요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혐오 발언 및 성역할 수행 역시 여성이 각각 45.1%, 44.8%의 응답률을 보여 남성(14.2%, 12.2%)보다 크게 높았다.
일방적 구애도 문제가 됐다. 여성 직장인 11%는 ‘원치 않는 구애’를 경험했다. 남성 3.4%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여성 비정규직은 14.7%가 이를 경험했는데, 정규직 남성 2.5%의 5.8배에 달한다. 한 응답자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유부남 상사가 사적으로 만나자는 헛소리를 했다. 회사를 그만두기 어려운 상황이라 웃으며 참았더니 만만해 보였는지 성추행을 시도하거나 밤에 전화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직장인 44.5%는 일방적 구애 상황을 막기 위해 상사와 후임 간 사적 연애를 금지하는 취업 규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직장 내 성범죄나 젠더 폭력 피해자들이 회사나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뿌리가 깊다고 조사됐다. 응답자의 48.2%는 직장 내 성범죄 피해 후 ‘회사가 보호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73.8%는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수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하나의 극단적인 젠더 폭력이 있기까지 그 배경에는 부적절한 호칭, 구애 갑질, 여성혐오 발언 등 수많은 성차별적 괴롭힘이 있다”며 “이러한 괴롭힘을 방치하면 성희롱이나 고용상 차별, 스토킹 등 더 큰 폐해로 이어져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일부터 10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