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004370)이 새로운 컵라면을 출시했다. 이름은 `블랙신컵`. 이름만 보면 무슨 제품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제품 사진을 보면 대번에 어떤 제품의 후속작인지 알 수 있다. 바로 비운의 주인공인 `신라면 블랙`이다. ☞`신라면 블랙` 이번에는 성공할까? ☞`신라면 블랙의 귀환`..엑스포 기념 용기면으로 재출시
겉은 똑같이 만들어 놓고, 농심은 기어코 "신라면 블랙과는 전혀 무관한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해외에서는 잘 팔리고 있는 신라면 블랙의 이미지를 활용해 세계인의 입맛을 잡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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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이런 식으로 제품의 기획·마케팅·홍보를 진행했던 것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크게 곤욕을 치렀던 경우가 바로 `신라면 블랙 사태`다.
신라면 블랙은 신라면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제품이었다. 회사는 "영양섭취기준에 적합하도록 영양을 한층 강화했다"며 "라면의 개념을 초월한 라면을 선보였다"고 자랑했다. 유명 배우를 출연시킨 광고에서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멘트를 사용할 정도.
욕심이 더해졌다. `신(辛)라면`이라는 이름은 유지했다. 브랜드의 명성을 버리기는 아까웠던 것. 자신감은 있었고, 가격을 2배 이상 책정했다. 과욕이었다. 결국, 신라면 블랙은 과대광고에 가격 논란의 철퇴를 맞고 퇴출돼야 했다.
아픈 과거가 있었지만, 농심의 자세는 달라지지 않았다. 하얀국물 라면이 한참 인기를 끌고 있을 무렵 라면 4사 중에서 가장 늦게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경쟁사의 제품과도, 자사의 어느 제품과도 내용물은 달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자사제품(후루룩 국수)을 모방해 `후루룩 칼국수`라는 이름과 제품포장을 만들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훨씬 뛰어난 제품을 기존 제품과 연결시키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차라리 새로운 제품명을 만들어 마케팅을 했다면 훨씬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공들여 만든 제품이 많이 팔릴 수 있도록 애를 쓰는 거야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버릴 건 버려야 가질 수 있는 공간도 생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경험이 있는데도 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은 문제다.
농심이 보여온 이런 모습은, 유리병 안에 들어 있는 사탕을 두 손 가득 쥐고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가 처한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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