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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당패 된 차승원 "줄타기, 인생서 손꼽히는 공포"

양승준 기자I 2013.01.31 10:30:47

연극 '나에게 불의 전차를'
日서 40회 공연 이어 서울 공연
차승원 데뷔 15년 만에 연극 출연으로 화제

배우 차승원이 30일 연극 ‘나에게 불의 전차를’ 서울 공연을 앞두고 “부담이 컸다”고 말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공연 3회째 줄타기를 하다 떨어져 사고가 났다. 줄타기 연습은 내 인생에서 손에 꼽을 정도의 공포 중 하나였다.” 배우 차승원(42)이 꿈에 나올 정도였다며 연극 ‘나에게 불의 전차를’(극본·연출 정의신)의 줄타기 장면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차승원은 ‘나에게 불의 전차를’에서 남사당패 꼭두쇠 역을 맡았다. 배역 특성 때문에 무대 바닥에서 2m 되는 허공에서 줄을 타는 연기를 선보여야 했고, 이 과정에서 떨어져 왼팔이 시퍼렇게 멍드는 찰과상을 입었다.

‘나에게 불의 전차’는 일제 말기 한국을 배경으로 남사당패와 일본인 교사(쿠사나기 츠요시·38) 등 양국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차승원을 비롯해 히로스에 료코, 카가와 테루유키 등 한·일 유명배우들이 출연한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일본 도쿄 아카사카 ACT시어터와 오사카 우메다예술극장에서 40회에 걸쳐 상연됐고, 30일부터 2월3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2008)으로 요미우리 연극상과 아사히 연극대상 등을 탄 재일교포 정의신이 만들어 관심을 끈 화제작이기도 하다.

차승원은 서울 첫 공연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왜 이 연극을 한다고 했을까 생각했을 정도로 힘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차승원의 연극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뷔 15년 만의 모험이다. 게다가 무대는 낯선 타향이라 심적인 부담은 더욱 컸다. 차승원은 “일본으로 건너가 연극을 준비하며 불면증을 앓았다”며 “낯선 문화와 연극에 대한 생경함으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나에게 불의 전차를’에 출연하는 차승원, 히로스에 료코, 쿠사나기 츠요시, 카가와 테루유키(사진 왼쪽부터 한대욱 기자 doorim@)


하지만 차승원은 ‘나에게 불의 전차를’ 두고 “배우로서 초심을 떠올리게 한 작품”이라며 의미를 뒀다. 그는 “연극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드라마(‘최고의 사랑’)를 끝나고 배우로서 너무 소진된 느낌이 들어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며 “그 계기를 ‘나에게 불의 전차를’이 만들어줬다”고 했다. 일본 유명 배우들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했다. 이렇게 끈끈하게 인간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다는 게 차승원의 말이다. 이에 히로스에는 “차승원과 작업하며 한국 배우들의 따뜻한 마음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고 화답했다.

이어 차승원은 “서로 상처를 보듬는 양국 젊은이의 이야기이니만큼 관객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길 바란다”고 전했고, 쿠사나기는 “한국 무대에 서는 것을 내 인생 하나의 목표로 정했을 정도”라며 “이 연극을 위해 있는 힘껏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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