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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희의 맛깔스런 펀드)적립식펀드는 만병통치약?(1)

서진희 기자I 2005.04.27 11:05:00

적립식펀드는 `시간 분산 투자법`
자산배분·개별종목 선정 오류까지 해결해주진 않아
자신만의 적립식 투자법 찾아야..전문가 도움도 필요

[edaily] 최근 적립식펀드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실 적립식 투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된 기본적인 투자방식의 하나이지만,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투자방식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유행인 적립식펀드의 허와 실을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투자의 기본원칙에 대해, 그리고 최근 다시 한 번 붐을 이루고 있는 간접투자상품(펀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까 합니다. 특히 2000년 주식펀드를 위주로 한 펀드붐(Fund Boom)과는 달리 최근에는 구조화펀드(Structured fund), 실물펀드, 헤지펀드 및 해외투자펀드 등 독특한 운용기법을 무기로 한 다양한 간접투자상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개별 투자대안의 장단점과 적절한 활용법을 살펴보는 것을 통해 여러분이 스스로에게 맞는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적립식은 투자상품의 이름이다? 당연히 ‘적립식’은 상품의 이름이 아닌 투자의 방식입니다. 조금이라도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립식이 분산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의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분산(分散)투자란 하나의 투자 안에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여러 곳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분산투자의 예를 들어보면 투자자산을 주식/채권/현금 등으로 나누는 자산의 분산이 있을 수 있고, 한국/미국/유럽/신흥시장 등 투자지역을 나누는 지역의 분산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부동산 투자라도 아파트/상가/토지 등으로 나누어 투자한다면 이 역시 분산투자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분산투자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별 투자에 내재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입니다. 왜냐하면 어느 하나의 투자안에만 몰아서 투자할 경우, 투자자는 그 대상에 내재된 위험에 100%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에 100% 투자한 경우 주식시장의 하락시 손해를 볼 위험에 노출됩니다. 하지만 주식 50%와 채권 50%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면, 주식시장의 하락이 채권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다는 기본적인 가정을 적용하면 주식에 대한 50%의 위험노출도 부분도 채권시장의 호전으로 상쇄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분산투자에 관한 유명한 투자격언인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라는 말처럼, 위험요소가 서로 다른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달걀을 담아 놓는 것이 전체 투자위험을 줄이는 기본입니다. 적립식은 투자시점을 분산한 `분산투자` 그렇다면 적립식은 어떤 방식의 분산투자일까요? 적립식투자는 투자시점을 분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일시금으로 한 번에 투자하는 것과 달리, 적립식 투자를 통해 장기간 여러 시점에 나누어 투자함으로써 마켓타이밍(Market Timing)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적립식투자는 ‘시간의 분산투자’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아시아지역 주식시장에 투자했을 경우(MSCI Asia-Pacific Index ex. Japan 지수로 계산) 1997년 6월 1일에 일시금 3600달러를 투자한 경우 3년 후인 2000년 5월 31일까지 3년간 투자수익률은 -18%였습니다. 반대로 같은 3년 동안 매월 적립식으로 100달러씩 36회에 나누어 투자한 경우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적립식투자의 효과는 매입단가의 평균화(Dollar Cost Average)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즉 적립식투자를 통해 매입시점을 분산하여 해당 자산의 평균 매입단가를 낮춰주고, 이는 장래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적립식 투자의 효과를 얻기 위해 굳이 `적립식`이라는 이름의 상품에만 투자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굳이 적립식이라는 이름이 없더라도 모든 투자자는 자신의 선호하는 모든 자산들-개별주식/채권, 개별 펀드, 부동산 등-에 대해 적립식 투자방식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적립식 투자는 `분할매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투자방법이지, 절대로 특정 상품의 고유한 운용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적립식은 만병통치의 명약? 그렇다면 어떤 투자대상이든지 적립식으로만 투자하면 모든 투자위험이 해결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적립식투자는 마켓타이밍(Marketing timing)의 오류를 바로 잡아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며, 해당 자산의 매입단가를 평균적으로 낮춰주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높여줍니다. 그렇지만 적립식이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인 자산배분(asset allocation)과 개별 종목선정(stock selection)의 오류까지도 모두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즉 아무리 적립식으로 투자하더라도 자산배분이나 개별종목선정에서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그 투자는 실패로 끝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왜 적립식 투자에도 전략적 고려가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적립식 투자의 길은? 가장 먼저 자신의 투자목적과 위험성향(Risk profile)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보유하고 있는 전체 자산을 단기 여유자금과 장기 투자자금으로 나누어 놓고, 장기투자자금의 용도를 결혼자금, 노후자금, 자녀교육 등으로 나열해 놓으면 투자목적에 따른 분류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자산의 위험성향을 파악합니다. 이 때 분석대상인 위험성향은 평소 위험에 대한 일반적 태도가 아니라 각 투자자산에 대해 개인이 인정할 수 있는 위험수준을 말합니다. 즉, 주식에 대해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위험수준, 채권에 대해 감내할 수 있는 위험수준, 부동산에 대해 감내할 수 있는 위험수준…등 주요 자산 별로 개인의 위험성향을 분석하면 각 자산 별로 투자자금을 배분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각 자산별로 가장 좋은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것입니다. 펀드의 예를 들면 적립식펀드 뿐 만이 아니라 모든 펀드가 투자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일반주식형, 배당주형, 인덱스형, 혼합형, 국공채형 등 다양한 펀드들 중 위에서 결정된 개인별 투자목적과 위험성향에 따라 대상 펀드(들)을 선정합니다. 물론 이 때 개별펀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면, 각 펀드의 운용회사, 판매회사 또는 펀드평가사의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기간과 방식을 결정합니다. 과거의 여러 사례연구를 살펴보면 적립식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의 투자기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대부분 시장에서 큰 흐름이 3~5년 주기로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맞추어 투자기간을 계획하는 것이 매입단가 하락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적립식 투자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자유적립식보다는 정기-정액 투자방식으로 하는 것을 권합니다. 반드시 월 단위일 필요는 없지만 정기적으로, 같은 금액을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자금을 넣을 때만 적립식투자로 `분할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적립기간의 종료 후에 투자자금을 회수할 때도 `분할매도`를 해야 합니다. 마켓타이밍은 매수시점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도시점에서도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한 번에 처분하지 말고, 여러 번에 나누어 매도하는 것도 적립식 투자에서 고려해 볼 사항입니다. 이상으로 적립식상품이 아닌 적립식 투자방식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적립식펀드에 대한 두번째 리뷰인 `적립식펀드의 진화`로, 최근 많이 선보이고 있는 보험이 결합된 적립식펀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진희 기은SG 자산운용 마케팅본부 상품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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