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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농산물 원산지표시위반 업소 1만8177곳 적발

박태진 기자I 2020.10.05 08:52:20

정운천, 매년 4000곳 적발 지적…젖소, 한우 둔갑하기도
“단속 사각지대 배달앱에 대한 단속 강화해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최근 5년간 농산물 원산지표시위반 업소가 1만80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운천(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산지표시를 위반해 적발된 업소는 △2016년 4283곳 △2017년 3951곳 △2018년 3917곳 △2019년 4004곳 △2020년 8월 기준 2022곳으로 최근 5년간 총 1만8177곳으로 나타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명예감시원, 지자체 등과 함께 매년 5만 여명의 인력이 농산물 부정유통사례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원산지표시 위반 업소가 매년 4000곳씩 적발되고 있어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업종별 위반현황은 일반음식점이 1만133곳(55.7%)으로 가장 많았고, 식육 판매업체 1933곳, 가공업체 1710곳 순으로 파악됐다. 이 중 272개 업소는 원산지 거짓표시로 고발조치 당했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6837개 업소는 18억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품목별로는 배추김치(5075건, 23.8%)가 원산지를 가장 많이 속여서 판매가 됐으며, 돼지고기(5004건, 23.4%), 쇠고기(2469건, 11.6%) 순으로 나타났다.

전남 소재 음식점 7곳은 2019년 8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육우 또는 젖소고기를 구입해 업소를 찾은 손님들에게 생고기, 갈비탕, 곰탕 등으로 조리·판매하면서 원산지는 국내산 한우로 표시해 적발됐다. 총 위반물량은 약 1.7톤이며, 약 2600만원에 달했다.

서울 소재 한 식육점은 올해 3월 캐나다산 냉장삼겹살 약 100kg을 국내산 삼겹살에 하나씩 알 박기하거나 벌집삼겹살로 변형해 판매하면서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거짓표시 판매하던 중 적발됐다. 이 업소는 kg당 1만5000~1만6000원대에 구입해 2만4000~2만8000원대에 판매했다.

정 의원은 “농축산물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2008년 음식점에서 원산지표시가 의무화됐지만, 아직도 원산지표시를 위반하는 업소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이 우리 농축산물의 원산지를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원산지표시 위반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 배달앱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경우 원산지를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단속인력 부족으로 배달앱의 원산지표시 위반에 대한 단속은 국민들의 신고에만 의존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달앱에 등록된 음식점 중에서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음식점은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음에도 원산지표시 위반업소의 단속건수는 지지부진하다. 연도별로는 2017년 8개소, 2018년 63개소, 2019년 123개소, 2018년(8월 기준) 238개소 등 최근 4년간 432개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제는 배달앱 등 통신판매중개업자의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고지하면 입점 업체들이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더라도 책임이 면제된다는 데 있다.

정 의원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즐기는 국민들이 많아졌지만, 배달앱에서도 원산지표시 위반 사례가 증가하면서 먹거리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배달앱의 원산지표시 위반 행위에 대해 전담인력을 확충하는 등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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