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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아닌 공주 '햄릿'의 복수극이 펼쳐진다

장병호 기자I 2020.12.04 08:49:10

국립극단 '햄릿' 17일 개막
부새롬 연출·정진새 작가 의기투합
배우 이봉련, 타이틀롤 맡아

연극 ‘햄릿’ 홍보 이미지(사진=국립극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왕자 햄릿이 아닌 공주 햄릿의 복수극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은 오는 17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셰익스피어 고전 ‘햄릿’을 공연한다.

‘햄릿’은 1601년 집필된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연극 작품 중 하나다. 국립극단이 지난해 실시한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설문에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올해 70주년 기념 라인업으로 편성됐다.

이번 공연을 위해 연출가 부새롬, 작가 정진새가 의기투합했다. 현재 연극계에서 가장 뜨거운 두 예술가의 첫 공동 작업이다. 새로운 시대를 반영한 ‘햄릿’을 만들기 위해 1년 이상 아이디어를 정교하게 조율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여신동 미술감독이 텅 빈 무대에 흙, 바람, 비를 흩뿌리며 운명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을 일깨운다.

남성 캐릭터인 햄릿을 여성 캐릭터로 재해석한 점이 특징이다. 정진새 작가는 “‘착한 여자는 천당에 가지만, 악한 여자는 어디든 간다’는 말에서 영감을 받아 엘시노어성에 갇혀버린 고뇌자 ‘왕자 햄릿’이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복수자 ‘공주 햄릿’을 그렸다”며 “시대를 견뎌내는 어리고 약한 자들이 권력자를 향해 내지르는 소리 없는 함성을, 우리 연극이 더욱 잘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각색 의도를 전했다.

배우 이봉련이 타이틀롤인 햄릿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135분에 달하는 공연시간 동안 은밀하고도 과감하게 광기를 드러내며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연기로 익숙하면서도 완벽하게 새로운 ‘햄릿’의 탄생을 알린다.

이번 공연은 지난 10월 말 화재로 운영을 중단하고 보수 작업을 진행한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객석 띄어앉기’를 적용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변동에 따라 좌석제가 변경될 수 있다. 20일 공연 종료 후 정진새 작가, 부새롬 연출, 여신동 미술감독, 이봉련 배우가 함께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티켓 가격 2만~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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