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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현대 '닻'올리고..실적개선 향해 '출항'

정태선 기자I 2014.08.03 15:40:24

한진해운, 7분기만 영업익 흑자전환
현대상선, 자구안 80% 이행
"비용부담 덜고, 운임인상까지..수익성 개선 기대"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해운업계 국내 ‘빅2’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달라졌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자산 매각 등으로 일단 마이너스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 장기 불황으로 깊어진 뇌상을 치료하고 기초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벌어들인 셈이다. 또 공급과잉과 저가운임의 근본적인 문제까지 점차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뱃머리가 실적 개선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강력한 의지, 뚝심의 리더십 결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올해 환골탈태해서 기필코 흑자를 일궈내야 합니다.”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그룹의 명운을 거는 고강도 혁신을 추진해달라.” 생존의 갈림길에서 어느 때보다 비장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올해 수차례 강조한 말이다.

지난 4월부터 한진해운 경영 전면에 나선 조 회장은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고 한진해운으로 출근해 현안을 챙기면서 기업 정상화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 같은 조 회장 의지는 결국 한진해운이 지난 2분기 영업이익 290억 원을 달성하는 성과로 돌아왔다. 7분 기만에 흑자전환이다.

현정은 회장은 작년 말 발표한 3조3400억원의 유동성 확보 자구계획을 7개월 만에 80% 이상 실행에 옮기는 저력을 보였다. LNG 사업부문 매각,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유상증자, 외자유치 등으로 2조7000억 원을 확보, 사실상 그룹의 유동성 위기론을 불식했다는 평가다. 지난 2분기는 영업손실을 450억 원 가량 낼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분기 617억 원의 손실과 비교하면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으로 줄이고, 매출액을 17%까지 늘렸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환골탈퇴’ 자구노력..숫자로 증명

그룹차원의 대수술이지만 한진과 현대의 구조조정은 순항 중이다. 한진은 지난달 초 보유하고 있던 에쓰오일 주식 28.41%를 아람코에 팔아 1조9800억 원 가량을 확보했다. 또 한진해운의 벌크전용선 사업부와 유가증권·비영업자산 매각을 통해 1조8000억 원을 충당했다. 특히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을 통해 4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받고, 자산 매각 등으로 1200%를 넘었던 부채비율이 565%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한진은 대한항공의 구형 항공기와 부동산, 투자자산 매각, 한진해운의 해외터미널 매각 등이 남아 있다.

현대는 현대상선의 액화천연가스(LNG)운송사업 부문과 부산신항터미널·컨테이너를 매각해 1조3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고 KB금융과 신한금융·현대오일뱅크 주식과 부동산을 처분해 1600억 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해외 사모펀드로부터 1140억 원의 외자를 유치했고, 지난달 현대 로지스틱스 지분 88.8%를 팔아 추가로 6000억 원을 확보했다. 올 하반기에는 현대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 등의 핵심자산 매각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실적개선 시기 더 앞당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실적개선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꾸준한 노후선박 해체와 신규 선박 공급 제한으로 공급과잉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하반기는 컨테이너 부문의 성수기로 주요 노선의 수익성이 나아지고 벌크 부문도 철광석 수출국의 공급량 증가와 미국 곡물시장 성수기와 맞물려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3분기에는 작년 하반기부터 추진한 원가구조 개선 노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달부터 미주, 유럽 등 주요 노선의 운임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흑자전환 달성뿐 아니라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으로 재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상선 2014년 2분기 실적 및 올 실적전망,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 평균.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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