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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경제 보기]BIFAN 폐막…장르 영화 축제 즐기셨나요

이명철 기자I 2019.07.06 15:00:00

호러·판타지 등 280여편 상영…개막작 ‘기름도둑’
영혼을 보는 소녀, 시체와의 대화 등 다양한 소재
경제 유발 효과도 높아…이후 제천, 부산 등 예정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경제지 기자입니다. 영화 속 경제 이야기를 제멋대로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글 특성상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이미지=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다양한 장르 영화가 상영돼 마니아들에게는 최고의 행사 중 하나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폐막했습니다. 영화제 시작 초기에는 ‘그들만의 축제’에 그치기도 했지만 점차 세를 넓히면서 부천시의 명물이 됐습니다. 영화제 뿐 아니라 다양한 행사들이 연달아 열리면서 경제 유발 효과도 쏠쏠하다고 합니다. 이번 BIFAN에서도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여러 영화들을 상영했습니다. 어떤 호러·판타지 영화들이 관객들을 홀렸을까요?

‘나이트메어 시네마’에서 아들을 간호하고 있는 어머니. 하지만 그는 아들을 데려가고 싶어하는 영혼이다.(영화 스틸 컷, 이미지=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 부천이 선택한 국내외 장르 영화는

올해 BIFAN은 23회를 맞았습니다. 공상과학(SF)을 주제로 49개국의 영화 284편이 선정됐습니다. 개막작은 멕시코 감독인 에드가 니토의 ‘기름도둑’이 상영됐는데요. 멕시코의 가난한 동네에서 기름을 훔치던 한 소년이 겪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컨덕트’에서 거울을 보고 있는 주인공. 그런데 뒤에 누군가가 있다.(영화 스틸 컷, 이미지=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기자가 본 영화는 ‘나이트메어 시네마(이하 시네마)’ ‘컨덕트’ ‘야간근무자’ 세편입니다. 호러와 판타지를 적절히 섞은 영화들로 상영 후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시네마’는 유명 공포영화 감독들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저주 받은 극장에 홀려 들어간 주인공들은 의문의 영사 기사(미키 루크)가 틀어주는 영화 세계에 빠지게 됩니다. 에피소드의 주제는 다양합니다. 흉흉한 산장에서 살인마와의 사투를 익살스럽게 비틀거나 우울증에 걸린 여성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는 독특한 소재도 나오고 성당에 숨어든 악령에 맞서는 신부와 수녀들도 등장합니다.

러시아 영화인 ‘컨덕트’에서 영혼을 보는 주인공(알렉산드라 보르티취)은 실종된 쌍둥이 언니를 찾아가던 중 어릴 적 본적이 있는 연쇄살인마를 추적하게 됩니다. 악령에 쓰여 소년 때부터 범죄를 저지른 살인마는 장성해서 주인공을 위험에 빠트립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혼돈에 빠지는 주인공의 실감나는 연기와 긴박한 전개가 흥미롭습면서 니다.

‘야간근무자’에서 문 밖의 여자는 “좋은 말씀을 전하러 왔습니다”가 아니다. 살해 후 복수를 하러 남편을 찾아온 영혼이다. (영화 스틸 컷, 이미지=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야간근무자’는 시체(상태의 영혼)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영안실 근무자가 주인공인 브라질 영화입니다. 어느 날 한 시체로부터 아내의 불륜 소식을 들은 그는 영안실에서의 대화를 외부로 유출하면 안된다는 불문율을 어기면서 복수를 합니다. 악령이 된 아내로부터 가족들이 시달리면서 겪는 현상을 공포감 있게 연출합니다.

이밖에도 영화제는 △부천 초이스 △코리안 판타스틱 △월드 판타스틱 레드 △월드 판타스틱 블루 △패밀리 존 △금지구역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BIFAN 개막식을 찾은 배우 정우성(왼쪽)과 김혜수. 이들은 각각 지난해와 올해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이다.(이미지=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 김혜수·정우성 등 영화계 ‘별’도 관심

국내 주요 영화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BIFAN의 면면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올해 개막식 행사에서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내빈들과 배우 특별전 주인공 김혜수를 비롯해 문성근, 엄정화, 이하늬, 정우성, 조진웅 등 유명 배우들과 나홍진, 양우석, 임권택 등 감독들이 참석했습니다. 참석하는 유명인들이 점차 확대되면서 대중들의 관심도도 크게 올라갔습니다.

‘문화특별시’를 표방하는 부천시는 BIFAN을 비롯해 부천국제만화축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엽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서 지난해에는 유네스코의 문화 분야 창의도시에도 선정됐다고 합니다.

영화제를 찾는 발길이 늘면서 상권도 활성화됐습니다. 2017년에 부천시가 한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해 BIFAN이 열린 11일간 행사장 주변인 상동역세권, 송내영화거리, 송내역세권의 요식·유흥업 등 매출이 평상시보다 3억원 가량 증가했습니다. 부천 전역은 물론 인천과 서울 구로·강서구 등 인접지역 유입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화제가 관광객 유입 효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부천시는 2017년 당시 BIFAN을 통해 31개 기업을 유치하고 2500여개 일자리 창출, 3200억원대 경제 효과를 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BIFAN의 경제 효과를 벤치마킹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영화제 개최를 추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구의 한 시의원은 부천의 성공 사례를 본떠 ‘대구국제메디컬영화제(가칭)’를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제는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이색 소재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개봉하기 전 영화를 미리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BIFAN을 놓쳤더라도 앞으로 영화제 일정은 빼곡합니다. 이달 충무로뮤지컬영화제, 다음달 정동진독립영화제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이 있고 10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예정됐습니다. 영화제를 찾아 흥미로운 영화를 보고 주변 맛집도 들러보는 ‘영화 여행’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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