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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강자' 한국석유, 北 도로 이어 철도 선점 노려

박형수 기자I 2018.06.18 08:22:27

철도연과 차세대 철도궤도 구조 공동개발..국토부 신기술
소음·진동·유지보수 유리…철로 시공 차세대 공법 각광
과거 자산주 부각 적대적 M&A 노출…단기 주가 10배 급등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남북이 북미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본격적인 협력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석유(004090)공업이 이목을 끌고 있다. 아스팔트 생산업체 한국석유는 남북 도로 연결에 따른 수혜뿐만 아니라 철도 연결에 따른 다양한 사업기회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철도 아스팔트콘크리트 궤도 부설방법에 대한 정부 신기술 인정을 받아 국내외 철도분야에서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석유, 철도 아스팔트콘크리트 신기술 지정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한국석유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이 공동개발한 ‘철도 아스팔트콘크리트 궤도 구조 시스템 및 그 부설방법’을 신기술로 지정했다. 정부는 개질 아스팔트를 적용한 철도 아스팔트 콘크리트 궤도용 도상뿐만 아니라 철도 아스팔트콘크리트 궤도 부설 방법을 신기술로 인정했다.

철로를 부설하는 궤도 구조는 자갈 도상 궤도와 콘크리트·아스팔트를 도상으로 하는 무도상 궤도로 나뉜다. 자갈도상 구조는 초기 건설비가 저렴하지만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최근 많이 이용하는 콘크리트 슬래브 궤도는 초기 건설비가 비싸지만 보수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다. 하지만 침하 또는 균열·변형이 발생했을 때 복구가 어렵고 소음과 진동이 크다.

한국석유가 개발한 아스팔트콘크리트는 열차 하중에 의한 발생 응력을 최소화하고 변형이 작다. 도상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고 광폭침목과 패널 슬림화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건설비 10%가량을 절감할 수 있고 유지보수 효율도 높다. 한국석유는 신속한 유지보수가 가능하고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기 때문에 국내외 철도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북한이 경제 개혁에 나선다면 철도와 도로 등 기반시설 정비부터 시작할 것으로 관측했다. 북한 철도의 70%가량은 일본 강점기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난으로 유지보수를 제때 하지 못하면서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지난 2015년 이후로 철도 총연장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에서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철도 위주의 운송시스템 체계에 따라 북한 내 철도 의존율은 화물 90%, 여객 62%로 철도 현대화가 시급하다.

북한이 철도 현대화 사업에 나섰을 때 철도 도상기술 발전현황을 고려해 보면 아스팔트콘크리트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관련 업계는 국토부에서 신기술 인증을 받은 한국석유가 철도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964년 설립한 이후로 도로용 아스팔트 시장을 선점한 한국석유가 북한 기반시설 정비를 통해 외형을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진 이유다.

◇북한 철도·도로 인프라 현대화 시급…아스팔트 수요 급증 기대

북한 도로 역시 산업화를 추진하기에는 열악하다. 고속도로와 1급 도로 제외한 대다수 도로가 비포장 상태다. 고속도로는 유지보수 미비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남북은 6월 중으로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과 산림협력 사업을 위한 분과회의를 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남북한의 경제협력은 3단계 과정을 거치면서 관련 산업이 확대될 것”이라며 “1단계는 ‘경제기반 구축, 신뢰 형성 기간’으로 인프라 투자가 가장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5~10년간인 초기는 대체로 북한 내 기반시설 정비가 가장 주목받는 산업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도로, 철도, 항만, 발전시설, 통신망 등의 개보수 및 신설”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석유는 서울, 부산, 대구, 울산, 광주, 대전 등 주요 도시에 물류거점을 확보하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주요 생산 제품인 산업용 아스팔트 분야에서는 국내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어 독과점에 가까운 시장지배력을 누리고 있다. 창립 때부터 아스팔트 사업으로 시작해 수입에 의존하던 각종 건설자재를 국산화했다. 아스팔트 방수 제품도 효자 제품 가운데 하나다. 지하철 공사나 토목 공사 등에서 침수를 막기 위해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면 수요가 증가한다. 오랜 업력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한 한국석유는 배당도 꾸준하게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당 2000원을 현금 배당했다.

한국석유는 시가총액 대비 자산가치가 큰 상장사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07년에는 자산가치를 노린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나타나기도 했다. DM파트너스가 유휴 부동산과 꾸준한 배당, 점유율 1위 사업구조 대비 저평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2008년 3월부터 매집에 나섰다. 2만~3만원 선이었던 주가는 경영권 분쟁 소식이 알려지며 급등했고 주가는 6개월여 만에 10배가량 급등했다. 2007년 9월18일 주가는 36만1500원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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