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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말말]안희정 파문…‘더듬어민주당’부터 ‘자유터치당’까지

김미영 기자I 2018.03.10 13:51:17

민주 “충격” “참담”… 추미애 “포스트 미투 준비”
한국당 “역겹다”… 홍준표 “좌파 더 많이 걸렸으면”
바른미래당 “더듬어민주당” vs 민주평화당 “자유터치당”

9일 고개숙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지난 5일 불거지면서 미투(Me, too) 운동 파문이 정치권을 뒤흔든 한 주였다. 민주당은 충격 속에 안 전 지사에 즉각 출당 및 제명 조치를 취했고 안 전 지사도 지사직을 사퇴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공세는 거칠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민주당, 한국당 양당을 비난하기도 했다.

◇ 안희정부터 박수현, 정봉주까지… 민주 “충격과 참담”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 정무비서를 지낸 김지은씨가 지난 5일 JTBC 뉴스룸에서 미투 고발을 하자, 민주당은 패닉에 빠졌다. 추미애 대표는 안 전 지사에 대한 출당 및 제명 조치 후 공식회의석상과 SNS 등을 통해 거듭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했다. 추 대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두 딸 보기가 부끄러웠다”고도 했다.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은 “정치인 안희정은 오늘로 끝나네요” “변명조차 듣고 싶지 않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충남도당위원장인 박완주 의원은 “어떤 말로도 형언 못할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진실을 덮거나 외면하는 비겁한 정무적 판단은 일절하지 않겠다”며 강조했다. 추 대표도 8일 ‘여성의 날’ 행사에서 “묵묵히 다시 일어서, 대한민국 시계바늘이 다시는 거꾸로 가지 않게 단단한 결기로 헤쳐나가겠다”며 “야무진 마음을 먹고 포스트 미투를 준비해나가겠다”고 파문 진화에 주력했다.

하지만 곧 안 전 지사의 오랜 지기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전처의 ‘불륜’ 폭로,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성희롱 폭로 의혹이 이어지면서 민주당은 미투 파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 한국당 “역겹다”… 홍준표 “좌파 더 많이 걸렸으면”

한국당의 공세는 맹렬했다. “좌파세력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불륜)의 극치”라는 규정에서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배신감이 차올라 치가 떨린다”며 “민주당이 성폭행범 대권주자로 30년 장기집권을 꿈꿨다”고 했다. 홍지만 대변인은 “토할 것 같은 역겨움이 올라온다는 게 국민들의 반응” “백장미 쇼를 한 민주당도 가증스럽다”고 맹비난했다.

홍준표 대표는 “미투 운동을 좀 더 가열차게 해서 좌파들이 더 많이 걸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 성폭력근절대책특위 위원장을 맡은 박순자 의원은 “그래도 보수진영인 한국당은 성도덕에서 보수적”이라며“우리에게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들은 거의 ‘터치’(접촉)나 술자리 합석에서 있었던 일들이었지, 성폭력으로 가는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전 대변인 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비난 수위는 높아졌다. 장 수석대변인은 “하루가 멀다 하고 성폭행, 성희롱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민주당이 이번에는 막장드라마까지 연출한다”고 했다. 그는 “(박 전 대변인이) 친구한테 배웠는지 초록은 동색”이라며 “박수현 후보가 벌이고 있는 이 추잡한 드라마가 도대체 언제 끝날지 보고 있기조차 역겹다”고 민주당에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 바른미래당 “더듬어민주당”… 평화당 “자유터치당”

다른 야당들도 민주당에서 벌어진 성범죄 의혹에 비판을 가했다. 동시에 한국당을 향한 견제구도 나왔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안희정 파문’ 직후 “이걸로 정치적 공세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지만, 같은 당 권성주 대변인은 민주당을 “더듬어민주당”이라고 비꼬았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한국당은 국정농단의 적폐 세력으로 청산대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민주당은 안희정(전 충남지사) 성폭력 적폐에서 보듯 적폐 청산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이라고 거대 양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당은 달라도 괜찮은 정치인이라 생각했었는데 안희정에게 정치하지 말라던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말씀이 떠오른다”며 “안희정 너마저도...”라고 했다. 같은 당 김형남 부대변인은 박순자 한국당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삼아 “접촉하고 터치하는 것은 괜찮다는 말인가”라며 “이제는 홍 발정당에 이어 자유터치당이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등장할 것 같다”고 힐난했다.

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간 회동 전 이뤄진 환담도 논란이 됐다. 홍준표 대표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 “미투 운동에 무사한 거 보니 다행이다” “안희정 사건이 딱 터지니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더라“ 등의 발언을 하고, 임 실장은 ”대표님도 무사하신데...“라고 받아치면서 논란이 됐던 상황이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미투 운동의 외침을 장난처럼 받아들이고 조롱거리, 농담거리로 삼고 희화화는 정치인을 봤다”며 “이런 정치세력은 이 땅에서 몰아내야 미투 운동, 미투 혁명이 성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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