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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반유대주의 논란…광고주 줄줄이 이탈

방성훈 기자I 2023.11.20 08:59:25

머스크 반유대주의 게시물에 "진실" 답글 달아
감시단체 '나치 콘텐츠 옆 광고' 지적…잇단 광고 중단
머스크 "소송 제기할 것…광고주, 표현의 자유 억압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반(反)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이면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플랫폼에서 대형 광고주들이 잇따라 이탈하고 있다. 머스크는 반유대주의 콘텐츠 옆에 기업 광고가 노출됐다고 지적한 미디어 감시단체 등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AFP)


19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X계정을 통해 “월요일에 법원이 열리면 ‘미디어 매터스’와 이 사기적 공격에 공모한 모두를 상대로 폭탄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성향의 감시단체인 미디어 매터스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IBM, 애플, 오라클 등의 기업 광고가 X 플랫폼에서 나치 콘텐츠 옆에 배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IBM은 성명을 내고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애플,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컴캐스트, NBC유니버셜, 파라마운트 글로벌, 라이온스 게이트 등도 광고를 끊기로 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허위 정보 확산을 이유로 광고 게재를 중단했다.

머스크는 미디어 매터스 보고서와 관련해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고 광고주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담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다수의 대형 광고주는 표현의 자유의 가장 큰 억압자”라며 광고 중단을 선언한 기업들도 맹비난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머스크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머스크는 지나 15일 유대인 공동체가 백인들의 증오를 부추긴다는 ‘반유대주의 음모론’ 게시글에 “당신은 실제 진실을 말했다”고 댓글을 달았으며, 이후 비영리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문제를 키웠다. 당시 머스크는 ADL의 압력 때문에 미국 내 X의 광고 매출이 60%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또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인 거물 투자자 조지 소로스를 영화 ‘엑스맨’ 속 악당 매그니토에 비유했다.

미디어 매터스는 CNBC에 보낸 이메일에서 “머스크는 스스로 표현의 자유 옹호자라고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정확한 보도를 침묵시키려고 소송으로 위협하는 깡패”라며 “머스크는 (보고서에서) 문제를 제기한 광고가 나치 콘텐츠와 함께 게재됐음을 인정했었다. 만약 그가 우리를 고소한다면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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