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5.93% 오른 424.77달러를 기록했다. 종전 2021년 11월4일 기록한 최고치(409.97달러)를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테슬라의 시장 가치는 올해 들어 약 71% 상승했으며, 이러한 상승의 대부분은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나타났다. 대선일이었던 지난달 5일의 251.44달러 대비 약 69% 상승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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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테슬라 차이나가 지난달 중국에서 7만3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 역대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후 이날 이례적으로 주간 판매량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주간 판매량 최고 기록을 경신한 데에는 연말을 앞두고 중국 소비자를 위해 모델Y 구매 시 1만 위안(약 197만원) 할인을 제공하며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테슬라가 차기 행정부에서 상당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캠페인에 무려 2억7700만달러를 쏟아부어 선거유세를 지원했고, 최측근으로 오른 그는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자율주행 규제 완화 등 상당한 ‘선물’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 효율화부를 이끌 머스크는 연방기관의 예산, 인력, 규제 철폐를 추진할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테슬라 실적 발표에서 트럼프와 친분을 이용해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방 승인 절차를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주 정부 차원에서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데 연방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규제가 보다 폭넓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월가에서는 최근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애덤 조너스는 전날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의 310달러에서 400달러로 올리고 ‘비중 확대’ 등급을 부여하면서 테슬라를 자동차 부문의 ‘최선호주’(Top Pick)로 꼽았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끌 새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전기차 판매에 단기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향후 미국이 “지정학적 경쟁국들에 자율주행 리더십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장하면서 테슬라의 가치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테슬라 목표가를 250달러에서 34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를 끌어올렸지만, 현 주가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 투자등급도 ‘보류(hold)’을 유지했다. 월가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따라잡는 데 애를 먹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월가의 테슬라 목표주가는 선거 이후 약 40달러 상승한 반면, 주가는 150달러 가까이 올랐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마크 델라니는 전기차 성장 둔화를 지적하면서 수익 추정치를 낮췄지만,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인공지능(AI) 기회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는 AI 컴퓨팅을 사용하여 자율주행 차량을 훈련하고 있는데, 2025년 말에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머스크 순자산 4000억달러 도달…세계 최대 부자
테슬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머스크의 순자산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가 보유한 순자산은 4392억달러로 추산된다.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는 최근 스페이스X 임직원과 초기 주주 등 내부자들의 공개매수에서 투자자들은 1주당 185달러로 거래했다. 이를 토대로 하면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약 3500억달러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지분을 상당량 보유한 머스크의 순자산이 약 500억달러 늘어났고, 총 순자산이 4400억달러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인류 역사상 순자산이 4000억달러를 넘은 인물은 머스크가 처음이다.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기업가치도 500억달러로 반 년 만에 두 배 가량 불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